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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학회가 바라본 심근경색 후 이중항혈소판요법

원종혁
발행날짜: 2017-11-02 12:00:45

학회 치료 트렌드 변화, 심근경색 경험 환자 1년 후 연장요법 필요성 주목

"(급성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의 경우) 높은 재발률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1년 이상 유지하는 장기적 치료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학회를 비롯, 미국 및 유럽지역의 주요 심장학회 논의에서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기존 표준치료전략(클로피도그렐+아스피린)이 1년 이후 시점에서 명확한 임상 근거가 부족하다는 족쇄를 달고 다니던 가운데, 새로운 옵션이 심혈관 사건과 사망률을 줄이는 대규모 근거를 만들면서부터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까지 논의되는 이유다.

최근 1년 후 유지요법으로서의 사용 근거를 먼저 만든 쪽은 P2Y12 억제제 계열 항혈소판제제인 브릴린타(티카그렐러60mg)였다.

2만1000여 명 규모의 해당 'PEGASUS-TIMI 54' 임상 결과는, 발표 이후 학회 가이드라인에 반영되며 '허혈성 심장질환 고위험군인 심근경색 환자에 12개월 이상의 DAPT를 추천'하는 강력한 근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도 관전 포인트.

특히 최근 업데이트를 마친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서는 PEGASUS 결과를 근거로 티카그렐러의 '전반적인 임상혜택(net clinical benefit)'을 인정했다. 이들 환자에 티카그렐러60mg을 기반으로 한 DAPT 전략을, 클로피도그렐이나 프라수그렐보다 우선 권고하고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작년 8월, 해당 임상자료를 근거로 티카그렐러60mg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라벨 추가 적응증을 획득한 뒤 급여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일단 심근경색 병력(최소 1년 이상 이전에 발생)이 있는 환자에서 티카그렐러60mg 제형을 아스피린과 병용해서 사용할 경우 혈전성 심혈관 사건 위험 감소에 대한 효과를 인정받은 셈이다.

그렇다면 이들 환자에서 이중항혈소판요법의 장기적인 치료 전략이 공론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질병 및 사망부담, 의료비용 부담 등에 사회적 이슈가 늘고 있다는데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허혈성 심장질환에 대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심사결정자료(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살펴보면 2015년 진료인원은 약 86만명, 진료비용은 약 7352억원으로 2011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은 매년 3.3%씩 올라갔다.

또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가운데,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전체 진료인원 대부분이 50대 이상으로 비중 또한 2011년 87.7%에서 2015년 90.9%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심평원 의료정보융합실 의료정보분석부 배포 자료.
주목할 점은 허혈성 심장질환 중 진료인원이 가장 많은 상병은 '협심증'으로 전체 진료인원 중 68.4%를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만성 허혈심장병(20.5%)과 급성 심근경색증(10.2%)이 차지한 것이다.

대한심장학회 학술위원을 맡고 있는 고려의대 홍순준 교수(안암병원)는 "티카그렐러90mg 용량을 1년에 국한해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허혈성 사건 발생에 임상적 유용성을 살펴본 PLATO 연구에 뒤이은 PEGASUS 연구는, 심근경색 후 1년에서 3년이 지난 환자를 대상으로 티카그렐러60mg 용량을 썼을때 심혈관 사건 발생에 임상적 혜택이 많다는 결과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껏 해당 환자에 1년 이후 연장요법에는 명확한 임상적인 근거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PEGASUS 결가가 나오면서 티카그렐러의 경우 유용성 근거가 확보된 셈"이라면서 "앞으로는 90mg과 60mg 용량을 이용해 환자들에 맞춤 치료전략을 짜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 학회의 치료지침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예전에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서 1년까지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우선적으로 추천했지만, 다양한 임상 근거들이 생기며 이미 유럽이나 미국가이드라인에서는 해당 환자에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이 아닌 티카그렐러 혹은 프라수그렐 DAPT를 우선 권고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김병극 교수.
심혈관중재학회 학술위원인 연세의대 심장혈관병원 김병극 교수는 허혈성 심장질환 고위험군에서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의 임상적 혜택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교수는 "최근에 나온 대규모 임상연구들은 ACS 1년 후 환자에서 장기요법을 사용했을때 의미있는 혜택을 보였는데, 그 중 하나가 PEGASUS 임상"이라면서 "1년 후 급성심근경색을 경험하 환자에서 심혈관 사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심혈관 재발률은 글로벌 데이터를 본다면, 많게는 20% 수준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고위험군에서 DAPT를 길게 가져가느 것이 좋겠다는 임상 근거들이 구축되는 상황에서, 심혈관 사건과 사망률을 낮출수 있는 치료 옵션을 안 쓰는 것이 오히려 문제되지 않겠냐는 의견을 냈다. 용량을 줄이면서 연장요법을 사용하는 것이기에 출혈 문제를 고려한 전체적인 임상 혜택도 클 것이라는 평가다.

김 교수는 "대규모 임상을 근거로 허혈성 사건의 발생 부담을 줄이는 혜택은 분명할 것"이라면서 "이중항혈소판요법에 출혈 문제와 관련해서는 고령이나 만성신장질환 등 고출혈 위험군을 걸러내면서 환자별 맞춤치료 전략을 고려하고, 향후 처방권 진입후 한국인에서 1년 이상의 장기요법과 관련한 시판후조사(PMS)를 시행해 추가적인 평가도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