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국가건강검진제도에 대한 개편이 이뤄진데 대해 일선 검진 의료기관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개편으로 검진기관과 수검자 모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 개선을 위한 개편이 아니라 개악 수준의 개편이라는 지적이다.
검진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국가검진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개원내과의사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내놓은 건강검진 개편안으로 연초부터 검진기관 전체가 패닉 상태에 빠져있다"며 "새해가 시작되면서 모든 것이 송두리째 변해버린 형식과 내용에 검진기관은 물론 수검자들도 당황하고 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어 "공단은 개선안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일선에서 검진을 시행하는 의료기관들의 입장에서는 탁상행정에 의한 개악이 아닐 수 없다"며 "특히나 의료계와 협의도 이뤄지지 않은 채 홍보나 교육기간도 없이 통보 후 곧바로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큰 혼란이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선 일선 검진기관에서 지적하는 부분은 이번에 통합된 검진으로 문진표 자체부터 혼란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수검자마다 각자 다른 검진항목들이 추가된데다 문진표도 깨알같은 글씨로 지나치게 많은 내용들이 담겨 행정 부담은 물론 수검자들의 불편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개원내과의사회는 "많은 내용을 한꺼번에 담다보니 문진표는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데다 새롭게 추가된 항목마다 새로운 설문지가 추가돼 부담도 늘었다"며 "수검자에게 보내는 검사 통보서도 늘어나 일선 검진기관에 이중으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사회는 "이로 인해 일차의료기관들은 이러한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 검진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개편으로 고지혈증 검사 주기가 2년에서 4년으로 변동된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만성질환 관리를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개원내과의사회는 "만성질환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국민 보건을 향상시키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인데 개편안은 이러한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며 "더욱이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국민들은 고지혈증 혈액검사를 위해 추가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사회는 "특히나 저조한 2차 검진 수검율 재고를 위해 2차 검진제도를 폐지한 것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행정편의를 위한 제도 개편 때문에 재진 진찰료만으로 2차 검진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하루 빨리 의료계와 협의를 통해 이같은 문제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도 개선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홍보와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개원내과의사회는 "건강검진 개정 시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행 전 충분한 사전 준비 및 홍보를 전제해야 한다"며 "과도하게 복잡해진 문진표와 고지질혈증 검사 문제 등의 개선 사안이 시급한 만큼 졸속으로 만들어진 검진 개편안은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