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가 우선이 아니라 방화문이 기본이다."
중소병원계가 최근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에 따른 정부의 후속조치에 문제점을 꼬집고 나섰다.
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중소병원 스프링클러 의무화 추진이 먼저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대한중소병원협회 이송 회장은 지난 30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의 후속조치의 방향이 잘못되고 있다"며 "사망한 환자들은 확산된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사였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많은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망자 대부분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사로 확인된 상황이다. 소방당국이 2시간여 만에 큰불을 잡았음에도 피해가 컸던 것은 유독가스를 흡입한 사람들이 많았던 탓이다.
또한 화재 당시 정전이 됐지만 비상용 발전기는 작동이 가능한 상태였음에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송 회장은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 사망자 중에는 의료진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환자를 위해 생명을 던진 것"이라며 "문제는 유독가스였는데 정부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너무 잘못 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미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최근 밀양 세종병원 화재 관련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소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스프링클러와 같은 자동소화설비와 화재신고설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힌 상황.
하지만 이송 회장은 스프링클러보다 방화문과 적절량의 방독면 비치가 더욱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송 회장의 경우도 36년 간 병원을 운영하면서 2번의 화재 사건을 경험했다며, 실질적으로 방화문을 제대로 설치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송 회장은 "환자들이 화재가 나면 유독가스로 인해 사망하는데 스프링클러가 급한 것인가. 이보다 방화문이 설치가 더욱 급한 것"이라며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 직후에 발생한 신라병원 화재의 경우 방화문이 제대로 작동하면서 사건이 커지지 않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방화문을 설치하는 것이 기본인데 추가적으로 방독면을 각 병원에 배치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열악한 중소병원은 화재 등 시설안전점검도 외부의 도움으로 받는 형편인데 제도적으로 시설안전 책임자를 고용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송 회장은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으로 문제가 된 의료진 규정 위반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방 중소병원의 경우는 인력을 뽑고 싶어도 뽑지 못하는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송 회장은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으로 인해 의료진 구성 문제도 비판의 대상이 됐는데, 지방 중소병원은 인력이 없어서 뽑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지방의 지역거점 의료기관으로 어렵게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