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희망을 품어야 할 전공의 후배가 의사협회장 선거에 나서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어쩌다가 의료계가 이렇게까지 망가졌는가."
젊은 의사들을 대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역대 회장들이 하나로 뭉친다. 기동훈 전 대전협 회장의 대한의사협회장 출사표가 기폭제가 됐다.
1기부터 20기에 이르는 대전협 역대 회장들은 4일 밤 서울 모처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기동훈 예비 후보가 배석한 가운데 의협 회장 선거와 의료계 현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모임을 주도한 A 전 회장은 "대전협 회장 후배인 기동훈 예비 후보의 출사표로 젊은 의사들을 대표하는 대전협이 한번 모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많았다"며 "급작스러운 회동에도 많은 선후배 회장들이 자리에 함께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자리에는 10여명의 역대 회장들이 모여 의료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참석자에 따르면 이들은 10~20여년의 세월 차에도 불구하고 현재 의료계가 큰 문제를 안고 있다는데 공감하며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A 전 회장은 "기동훈 예비 후보의 출마의 변과 공약을 듣고 허심탄회하게 진심으로 조언과 비판을 주고 받았다"며 "적극 지지하겠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부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할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현재 의료계를 이끌고 있는 기성 선배들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으며 어느 면에서는 무능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데는 한 목소리가 나왔다"며 "오죽하면 전공의 후배가 출마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회의감과 자조의 목소리가 컸다"고 털어놨다.
아직 전공의 신분인 기동훈 예비 후보가 회장 출마라는 십자가를 매야 하는 상황에 대해 선후배 할 것없이 참담한 심정을 드러낸 셈이다.
A 전 회장은 "기 예비 후보를 지지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기동훈 전공의가 회장에 나서고자 하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그의 용기와 기치는 선후배를 넘어 높이 살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이날의 모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지며 의료계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이를 선후배들은 물론 국민들에게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충분히 의견을 공유하며 젊은 의사들이 체감하는 의료 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각오다.
A 전 회장은 "기 후보를 비롯해 참석자 모두가 의료계 현실이 매우 힘들다는데 공감하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함께 의견을 내며 문제 의식을 공감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지속적인 모임을 가지고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우선 선거기간 안에 한번 더 자리를 만들고 의협 회장 선거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