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시장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들의 부작용 관리방안이 첫 공론화 작업을 마쳤다.
최신 면역항암제들이 체내 면역체계를 십분 활용한다는데 '득과 실'이 함께 거론되는 상황에서 "치료 환자별 이상반응의 범위가 넓기때문에, 투약 초기 의료진의 각별한 부작용 모니터링이 급선무"라고 종양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면역항암제 이상반응 관리전략에 출발점이 되는, 국제 암전문가 컨센서스가 최근 발표됐다.
암 진료지침 개발에 레퍼런스 자료로 널리 활용되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손잡고 개발한 최신 '면역항암제 독성 관리 가이드라인' 업데이트가 그 중심에 섰다.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는 환자에 예견되는 주요 이상반응을 모니터링하는데, 일부 가늠자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학회는 "면역관문억제제 사용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이를 처방하는 의료진에 특징적인 독성 프로파일 정보 제공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또 "특이적인 이상반응은 의료진에 즉각 보고가 필요하다. 이번 가이드라인이 면역항암제를 다루는 종양내과의료진 외에도 응급실 및 일차의료 영역에서도 부작용 관리 방안 교육자료로 십분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입장을 냈다.
면역관문억제제에 이어 차세대 면역치료 옵션으로 기대를 모으는 'CAR-T' 세포치료와 관련한 약물 독성 업데이트 작업은, 올해말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면역관문억제제 허가 암종만 여럿 "체내 장기 이상반응 범위 넓어"
현재 면역항암제 시장에는 옵디보(니볼루맙),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를 필두로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 임핀지(더발루맙), 바벤시오(아벨루맙) 등의 시장진입이 적극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면역항암제간에도 작용기전상 PD-1 및 PD-L1으로 계열별 차이를 보이지만, 다양한 암종에 적응증을 넓힌다는데 공통분모를 가진다.
지금껏 허가된 적응증만 봐도 흑색종을 시작으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두경부편평상피암종, 방광암, 고형암종, 호지킨스 림프종, 신장암, 메르켈세포암종 등에 광폭 행보를 나타냈다.
관전 포인트는, 이들 약제들이 체내 다양한 장기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대목이다.
이를테면 피부 및 위장관계, 폐, 갑상선 및 부신, 침생 등 내분비계, 근골격계, 콩팥, 신경계, 혈액, 심혈관계, 안구 등이 대표적 영향권으로 꼽힌다.
때문에 면역항암제의 사용이 늘수록, 얘기치 못한 이상반응의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삼성서울병원 안명주 교수(종양내과)는 "빈도수는 적지만 한 번 나타나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부작용도 실제 보고된다"면서 "때문에 국내에서는 이러한 부작용을 관리할 수 있는 다학제적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전국 94곳으로 한정했으며 오프라벨로 사용할 때는 이보다 더 적은 70여 곳으로 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강진형 교수(혈액종양내과)는 "PD-L1, PD-1 계열 면역항암제들은 전혀 다른 작용기전의 약물이 아닌 비슷한 계열의 약물로 효과보다는 부작용에 분명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급여인정기관에서도 앞으로는 면역항암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 데이터를 모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작용 관리 지침으로는 첫 사례, 어떤 내용 담았나?
임상종양학회지(2월14일자 게재) 및 NCCN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번 공동 가이드라인 작업에는, 그간 발표된 면역항암제 임상문건들에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해 하나의 컨센서스를 만들었다.
가이드라인에 핵심은, 면역항암제를 투약하는 환자에서는 얘기치 못한 체내 장기 이상반응을 우선 고려해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르면 환자와 보호자들에 면역치료제와 관련한 최신 교육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약물의 작용기전과 치료기간 혹시 모를 약물 이상반응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것.
가이드라인 개정위원회는 "치료기간 신경학적이나 일부 혈액학적인 독성문제를 제외하고는 1급 독성반응(grade 1)의 경우 면밀한 환자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 "만일 2등급 독성반응을 보일시 치료를 즉각 중단하고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도즈 당 초기 0.5~1mg/kg으로 투여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등급 독성반응 역시 약물의 투여를 중단하고 고용량 코르티코스테로이드(프레드니손 혹은 메칠프레드니솔론)를 초기부터 투여하다가, 최소 4~6주간 해당 용량을 줄여나가야 할 것을 당부했다.
학회는 "면역항암제를 투여받는 기간, 환자 본인이 느끼는 체내 변화들을 담당 의료진에 바로 보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신체 변화가 이상반응의 초기 징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면역관문억제제가 먼저 도입된 해외 지역에서는, 면역관문억제제를 투여받는 환자들에 환자 카드를 따로 발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종양간호협회(Oncology Nursing Society)의 경우 환자의 세부적인 증상과 관찰사항을 기록해 의료진에 보고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해당 환자가 응급실 방문을 할 경우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과거력을 바로 알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