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80% 점유를 나태내는 독감약 '타미플루'의 업그레이드 버젼격 신약이 시장 진입에 시동을 걸었다.
2회씩 5일간 투약해야 하는 로슈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와 달리, 1회 복용만으로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다는데 눈길을 끈다.
특히 타미플루 대비 3배 빠른 바이러스 살상 효력으로, 독감 치료 패러다임 변화도 관측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는 '조플루자(발록서비어 마복실)'가 최근 일본 후생성 허가 및 급여 처방을 시작으로 미국 및 유럽 허가를 내다보고 있다.
오셀타미비르 염변경 제제나 제네릭 품목이 아닌, 새로운 기전과 복약편의성을 내세운 혁신신약으로 20년 넘게 이어온 타미플루 시장 바통 터치를 예고했다.
이르면 하반기 허가신청이 예정된 미국FDA 승인결과에 따라, 국내 처방권 진입도 조율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관건은, 차세대 독감약 시장을 겨냥한 최신약 조플루자의 판권이 타미플루를 보유한 로슈가 가져간다는 것이다.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첫 개발을 시작해 로슈와 공동개발을 진행해 왔으며, 일본을 제외한 판권은 로슈에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경쟁을 펼치는 독감약들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표면에 존재하는 뉴라미니데이즈라는 효소 기능을 억제해 치료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조플루자의 경우, 타미플루가 속한 오셀타미비르, 자나비르 등 뉴라미니데이즈 억제제 계열과는 완전히 다른 기전과 판데믹한 바이러스 전파 차단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포내 무한 증식한 독감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타미플루와 달리, 조플루자는 증식과정부터 관여해 치료효과를 이끌어 낸다는 설명이다.
애당초 독감 바이러스의 증식과 관련된 핵산내부가수분해효소(endonuclease) 작용을 억제한다는 것. 때문에 시판허가에 근거가 된 3상임상에서도, 조플루자의 바이러스 살상 능력은 1회 복용으로 타미플루 대비 약 3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특허 만료로 제네릭 품목이 대거 진입하면서 후발 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며 "조플루자는 1회 복용으로 인플루엔자를 치료할 수 있으므로 기존 치료제에 비해 복용 편의성이 높다. 감염자의 체내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기간을 줄여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는데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인플루엔자로 인한 위험성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이미 허가 이후 급여까지 획득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감염 질환으로 인한 국가 위기 상황에 대한 준비 차원에서 고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의약품 시장조사업체인 유비스트 집계에 따르면, 국내 타미플루 시장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과 B형이 동시 유행한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높은 원외처방액 매출을 나타냈다.
오리지널약인 로슈 타미플루의 경우 약가인하와 염변경 품목, 제네릭 경쟁 속에서도 116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으며 염변경 제제인 한미약품 한미플루(79억원), 제네릭 품목인 코오롱제약 '코미플루' 유한양행 '유한엔플루' 등이 처방 우위를 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