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이 수가협상 보이콧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탈퇴를 다시 한번 공식화하자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초강수를 던지는 것에 대한 우려. 취지는 이해하지만 협상에도 절차가 있다는 목소리다.
최대집 의협 회장 당선인은 최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2019년도 수가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못 박았다. 건정심 탈퇴도 마찬가지다.
최 당선인은 "수가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건정심도 탈퇴할 계획"이라며 "첫 상임이사회인 5월 2일 최종적으로 결정하겠지만 상당 부분 나의 의견이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얘기한 수가협상 보이콧을 다시 한번 공식화한 셈이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의료계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의협 임원을 지낸 A원장은 "어짜피 최대집 당선인을 회장으로 올린 것은 정부와 대차게 한번 붙어보자는 취지 아니었냐"며 "강력한 투쟁을 진행하면서 1%도 안 되는 소수점 인상을 위해 가지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하소연 하는 것도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라고 본다"고 전했다.
긍정적인 의견도 있지만 대부분의 분위기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투쟁과 협상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협상 테이블을 모두 뒤엎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의견이다.
B구의사회장은 "투쟁과 협상에도 절차와 명분이라는 것이 있다"며 "누가 얼마나 더 명분을 가져가며 여론의 힘을 얻는가가 힘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정협의체를 접고 집단 휴진하겠다고 날짜까지 공포하며 여론을 엉망으로 만들고선 결국 지금 보면 원점으로 돌아오지 않았느냐"며 "무조건 던져놓고 반응을 보는 식의 절차로는 결코 명분을 가질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이미 29일 전국 의사 대표자 회의 등이 잡혀 있는 상황에서 굳이 먼저 이러한 폭탄 선언을 내놓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충분히 대표자들과 협의하고 논의해 진행할수 있는 일을 섣불리 공식화해서 비판 여론만 만들어 내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C구의사회장은 "불과 몇일 뒤에 전국 의사 대표자들이 모이는데 만약 수가협상을 보이콧 하고자 했다면 안건으로 올려 의견을 묻고 결집된 힘을 가져갔어야 한다"며 "만약 대부분의 회원들이 이를 반대한다면 지금 상황을 어떻게 주워 담을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수가협상이야 그렇다 쳐도 건정심은 중요한 정책과 수가를 결정하는 핵심 기구인데 아예 탈퇴를 하고서 어떻게 정보를 얻고 의견을 개진하려는지 모르겠다"며 "나중에 자리를 박차고 나오더라도 판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최대집 당선인은 지금의 구조로는 수가 정상화를 비롯해 의료제도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으로 이러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수가협상과 건정심에 참여하면서 제도의 틀을 바꾸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대집 당선인은 "대통령까지 나서 수가 정상화를 강조한 상항에서 만약 공단이 제대로된 수가 협상을 하고자 했다면 단계적인 수가 정상화 로드맵을 들고 나와 수가 협상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라며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말을 하는 상황에 무슨 협상을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아울러 그는 "건정심 탈퇴와 관련해서도 최근 대의원총회에서 권고안에 채택할 정도로 불합리한 구조에 대한 대의원과 회원들의 불만이 많다"며 "이런 식의 협상을 받아들여서는 제대로 된 제도개혁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