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류가 존재하는 고혈압 정의와 기준과 관련 대한고혈압학회는 정상혈압과 주의혈압·고혈압 전 단계, 고혈압 1/2기로 분류하는 소폭의 조정으로 마무리했다.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학회(ACC)가 고혈압 진단 기준을 '130/80mmHg'로 하향조정했지만 대한고혈압학회는 사회적 비용 등을 감안, 기존의 140/90mmHg 기준을 유지키로 했다.
18일 대한고혈압학회는 롯데호텔 제주에서 제48회 춘계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고혈압 진료지침 개정과 고혈압 분야의 최신 연구동향을 발표했다.
이번 학회의 핵심은 5년만에 개정된 고혈압 가이드라인 개정안 발표. 최근 미국 ACC/AHA이 고혈압 진단 기준을 '130/80mmHg'로 낮추면서 이를 한국 가이드라인에 반영하는지 여부가 관심사였다.
편욱범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혈압 분류' 강연을 통해 개정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주의혈압 용어 추가 등의 소폭의 변화가 있었지만 고혈압 진단 기준은 1기 수축기 140-159 또는 확장기 90-99가 유지됐다.
편 교수는 "각 학회가 가이드라인이 3년 4년마다 꾸준히 가이드라인을 바뀌는 것은 고혈압의 조절율이 좋아지고 심장질환 낮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며 "고혈압 전단계라는 용어가 나온 이유도 고혈압으로 진행되는 환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라고 밝혔다.
학회는 고혈압의 진단 기준 변경이 30세 이상 성인의 절반을 성인병 환자로 만들어 사회적 비용이 급증하는 반면, 임상적 효용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미국 ACC/AHA의 변경안은 수용하지 않았다.
고혈압 진단 기준 140/90mmHg에서 한국의 환자 수는 1100만명으로 추산된다. 반면 '130/80mmHg을 적용하면 1900만명으로 환자 수가 급증, 사실상 30세 이상 성인의 절반은 환자군으로 분류되는 결과가 나온다.
편 교수는 "고혈압은 치료했을 때의 이익이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의 위험과 그의 치료비용을 능가하는 수치를 고혈압의 기준점으로 정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며 "진료실에서는 혈압이 140/9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개정 가이드라인에서 확장기 혈압 단위를 5mmHg 대신 10mmHg로 변경한 것은 10 단위에서 리스크 변화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며 "과거 연구를 참조해도 5단위에서 큰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2013년 대한고혈압학회의 가이드라인은 ▲확장기 정상혈압 <80 ▲고혈압전단계 1기 80-84, 2기 85-89 ▲고혈압 1기 90-99, 2기 ≥100 ▲수축기단독고혈압 <90으로 분류했다.
반면 이번 2018년 가이드라인은 ▲확장기 정상혈압 <80 ▲주의혈압 <80 ▲고혈압 전 단계 80-89 ▲고혈압 1기 90-99, 2기 ≥100 ▲수축기단독고혈압 <90으로 변경했다.
편욱범 교수는 "뇌졸중, 관동맥질환은 115/75mmHg 이상부터 수축기 혈압이 20mmHg, 확장기 혈압 10mmHg 증가할 때마다 2배씩 증가한다"며 "따라서 정상혈압을 심혈관 질환이 가장 적게 발생하는 혈압이라고 할때 이는 120/80mmHg 미만으로 정의된다"고 설명했다.
140/90mmHg 유지와 관련 김철호 서울의대 교수는 "사실 해외에서 130/80mmHg까지 기준을 내린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다"며 "변경에 따른 CV 위험도가 증가하거나 줄어드는 요소 대비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약제 비용이 막대하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은 "130/80이 맞냐 안맞냐는 학술적 내용이 주로 대두되지만 그외에 국가가 수용 가능하냐의 문제가 남아있다"며 "작년 말 빅데이터로 130/80 기준을 적용해 보니 성인 30세 이상 둘 중 하나가 고혈압 환자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