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가인상률 수치를 받아든 공급자 단체들이 예상치 못한 저조한 인상률에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이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을 보좌하는 홍춘택 정책보좌관이 수가협상장을 참관해 이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건보공단은 지난 28일 당산 스마트워크센터에서 대한약사회를 시작으로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을 대상으로 3차 수가협상을 진행했다.
이날 3차 수가협상의 경우 지난 25일 재정운영위원회가 열린 직후 진행되는 터라 구체적인 수가인상률이 각 공급자 단체들에게 제시됐다.
그러나 이를 받아든 공급자 단체들은 적정수가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졌다며 격앙된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매년 전체 수가인상에 투입되는 추가재정분 중 40% 이상을 차지하는 병원협회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적정수가가 보장되지 않고서는 또 다른 문재인 케어를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건보공단 측을 맹비난하기까지 했다.
병원협회 박용주 상근부회장(사진)은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어려운 입장을 다시 한 번 이야기 하는 시간이었다"며 "건보공단이 제시한 수가인상률 수치는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진전된 것이 전혀 없다"고 하소연했다.
박 상근부회장은 "수가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비급여가 생긴 것 아닌가"라며 "적정수가가 보장되지 않고 급여화가 된다면 또 비급여가 양산될 것이다. 그러면 또 문재인 케어를 하겠다고 할 것인가"라고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을 맹비난했다.
이 같은 격앙된 반응은 3차 협상을 진행한 다른 공급자 단체도 마찬가지.
익명을 요구한 한 공급자 단체 관계자는 "문재인 케어 추진에 따른 적정수가 보장 여론을 기대했지만 지난해 수가협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라며 "공급자 단체 사이에서는 5개 단체 모두가 협상을 결렬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수가협상장에 등장한 김용익 이사장 정책보좌관
이날 수가협상장에는 김용익 이사장을 보좌하고 있는 홍춘택 정책보좌관이 오전, 오후 수가협상을 모두 참관해 관심이 집중됐다.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를 필두로 하는 건보공단 수가협상단 외 참석자인데다 김용익 이사장을 지근거리에서 손과 발이 되는 인물이기에 공급자 단체들의 궁금증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 공급자 단체 관계자는 "수가협상단 외 건보공단측 관계자가 수가협상장에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며 "이전까지 건보공단 정책보좌관이 참석한 전례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가협상을 직접 담당하지 않는데 왜 참석했겠나. 김용익 이사장에게 수가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공급자단체들의 입장을 보고하지 않겠나"라며 "또한 국회에도 이 같은 상황을 전하지 않겠나. 지난 2차 협상까지는 오지 않다 첫 수치가 제시되는 3차 협상부터 참여했기에 각 공급자단체의 반응을 살피려고 하는 것 같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건보공단 측은 수가협상 진행 상황 파악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홍춘택 정책보좌관은 수가협상 참관에 대해 "별 의미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건보공단은 오는 30일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와 3차 수가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31일 자정까지 최종 공급자단체들과 최종 수가인상률을 놓고 협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