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별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온 4대 암(대장, 유방, 폐, 위) 적정성 평가가 내년부터 대폭 개편될 전망이다.
실효성이 없어진 지료를 삭제하는 동시에 일부 암은 등급 구간을 상향 정정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8일 서울교육대학교 종합문화관에서 '2017년도 암 적정성 평가 결과 요양기관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심평원은 최근 발표된 4대 암 적정성 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동시에 내년부터 개편될 적정성 평가 계획을 공개했다.
이 같은 4대 암 적정성 평가 개편은 고착화된 지표로 인해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높은 점수를 받음에 따라 적정성 평가의 변별력이 낮아졌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서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4대 암 적정성 평가의 평균 종합점수를 살펴보면, 대장암은 96.67점, 유방암 97.71점, 폐암 97.67점, 위암 97.29점 등으로 나타났다. 90점 이상이 1등급 의료기관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정성 평가 대상 의료기관 대부분이 1등급 의료기관인 셈이다.
병원들은 4대 암 적정성 평가의 변별력이 낮아진 점을 지적하면서 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심평원은 매년 진행하던 4대 암 적정성 평가 주기를 2년으로 변경하는 한편, 4대 암을 한 해에 2항목씩 평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다가오는 2018년에는 유방암과 위암을, 2019년에는 대장암과 폐암을 전년도 진료분을 가지고 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대장암 평가의 경우 기존 90점 이상이면 되던 1등급 구간을 95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동시에 나머지 하위 등급 점수도 함께 변경하기로 했다.
심평원 방침대로 변경된다면 기존 '70점 이상~80점 미만'이면 대장암 평가에서 3등급 의료기관으로 분류됐지만, 내년부터는 5등급 최하기관으로 분류되게 된다.
심평원 평가관리실 이소영 차장은 "매년 진행하던 4대 암 적정성 평가를 2년 주기로 변경하고 한 해에 2항목씩 평가하는 것이 확정됐다"며 "일단 내년도 유방암과 위암을 먼저 진행키로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차장은 "유방암과 위암의 경우 지표가 확정돼 그대로 간다고 보면 된다"며 "다만 2019년도 진행될 대장암과 폐암은 다르다. 다음 주부터 유관 학회와 논의를 시작해 새롭게 포함되거나 변경할 지표를 찾아볼 예정으로 대장암과 폐암은 아직 지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심평원은 변별력이 낮아진 일부 지표들은 과감하게 삭제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구체적으로 4대 암 총 82개 지표 중 34개(41.5%)를 삭제한다는 방침으로, 이 중 폐암은 11개(50%), 유방암은 9개(45%), 대장암은 8개(38%), 위암은 6개(32%) 지표가 삭제될 예정이다.
심평원 손승국 상근평가위원은 "그동안 4대 암 적정성 평가의 경우 지표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제기돼 와 암을 통합해서 평가하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를 위해 연구도 진행했지만 통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견이 있어 적정성 평가를 통합해서 진행하진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적정성 평가를 통합하는 대신 지표를 간소화하기 위해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논의를 해왔다"며 "41.5%의 지표를 삭제해 앞으로 적정성 평가를 진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