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에선 유일하게 국내 2상 임상의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초기 임상 분야엔 입지를 다졌지만, 막바지 3상 임상이 중국 및 러시아, 폴란드 등의 타국가로 빠져나가면서 위기설도 제기되는 것이다.
국제적인 신약개발 전략이 변화를 맞으면서, 임상을 '더 빠르고 비용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국가들로 갈아타는 추세가 재확인됐다.
최근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KoNECT)는 세계 최대 임상시험 레지스트리인 미국국립보건원(NIH)의 ClinicalTrials.gov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전 세계 의약품 임상시험 신규 등록 프로토콜 수가 2017년 상반기 대비 7019건에서 5536건으로 21.1% 감소했다. 이중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는 13.3% 감소하며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한국이 참여하는 전체 의약품 임상시험 신규 등록 프로토콜 수와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의 증감률은 각각 12.9%, 8.1%가 감소하며 글로벌 대비 낮은 감소율을 보였다.
특히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프로토콜 점유율 측면에서 한국은, 2017년 3.10%에서 2018년 3.28%로 오히려 0.18%P 상승하며 아시아 국가 중에는 유일하게 선전했다.
이러한 임상시험의 점유율 증가는 2상 임상이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사 주도 2상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는 전년대비 6.7% 증가했고, 점유율도 0.28%P 증가한 것이다.
국내 3상 임상, 중국 및 러시아 이동 "경쟁력 있는 임상 환경 조성"
하지만 국내 제약사 주도 의약품 임상시험의 점유율을 놓고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 세계 제약사 주도 3상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는 전년대비 16.1% 감소한 반면, 한국은 전년대비 24.5%로 대폭 감소했고, 점유율도 0.37%P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빠져나간 3상 임상시험은 러시아, 폴란드, 중국 등의 국가들로 이동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2017년 ICH 가입 후 글로벌 임상시험 참여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상황.
이러한 추세는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가 2018년 상반기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을 자체 분석한 결과(7월 2일 기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3상 임상시험은 117건에서 78건으로 33.3% 감소했고, 이중 국내 임상시험은 11.1%, 다국가 임상시험은 37.4% 감소했다.
반면 전체 2상 임상시험은 35건에서 53건으로 51.4% 증가했고, 이중 국내 임상시험은 8건에서 16건으로 100%, 다국가 임상시험은 27건에서 37건으로 37.0% 증가했다.
지동현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이사장은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임상시험을 하는 회사의 수가 국내 미진출 회사를 포함해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반대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하는 국내사도 늘고 있다. 정확한 2018년 추이는 연말이 돼야 확인 가능하겠지만 상반기 결과는 우리나라 산업계 뿐 아니라 환자들의 신약 임상시험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도 임상시험 승인시간 예측성 확보 및 단축, 관세면제, 인센티브 등 임상시험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통해 경쟁력 있는 임상시험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