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도 경피용 맞았는데 심란하네요" "아이에게 미안해 죽겠어요" "경피용은 다 문제가 있다네요" "흉터 안 생기게 돈주고 맞았는데 정말 화나네요."
이는 유명 맘커뮤니티에 게시글 중 일부다. 지난 8일 식약처가 일본산 경피용 BCG백신을 회수조치를 하면서 엄마들 사이에서 BCG주사에 대한 공포심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BCG주사는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생후 4주 이내에 접종하는 것으로, 결핵을 예방할 수 있다. 신생아 시기에 접종을 실시하는 만큼 BCG백신 비소 논란에 엄마들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개원가에 따르면 "우리 아이가 맞은 백신도 문제냐" "혈액 내 비소함량 검사를 받을 수 있느냐"라는 등 경피용 BCG백신을 접종한 엄마들의 항의성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쯤되자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자칫 백신 접종률 저하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는 상황에서 자칫 접종률이 떨어져 결핵 예방시기를 놓치면 위험하다는 게 소청과 의사들의 우려다.
육아백서로 통하는 책 '삐뽀삐뽀 119' 저자 하정원 원장(하정훈 소아과)은 경피용 BCG접종의 안전성을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설명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직접 촬영, 유튜브에 게시함으로써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하정훈 원장에 따르면 경피용 BCG백신에 함유된 비소의 양은 식염수 총량으로 0.15cc이며 검출된 비소의 농도 0.16ppm, 비소의 총량은 0.039㎍이다.
이는 2kg 아기를 기준으로 ICH Q3D 하루 허용 권고량의 1/15 수준으로 안전에 문제가 안 된다는 것.
하 원장은 "총량도 문제가 안 되지만 게다가 경피용은 피부에 바르고 도장으로 찌르는 식이기 때문에 실제로 들어가는 비소의 양은 1/100도 안된다"며 "결과적으로 워낙 적은 양이라 일본에서도 안전하다고 판단해 그대로 접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이렇게 무섭게 발표하면 근거없는 불안감만 키우고 실제로 접종을 불안해 할 수 있다. 안전에 대한 기준을 높이는 것은 좋지만 막연한 불안감을 키워 혼란을 주는 것은 아쉽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모 소청과 개원의는 "한번 부정적인 인식을 갖으면 의사가 아무리 말해도 거부감을 갖고 받아들이기 마련"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도 OECD 국가 중 결핵 환자가 많은데 식약처 호들갑에 백신 접종률이 낮아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청과 개원의도 "지역 맘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피용 BCG백신에 대한 근거없는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며 "식약처는 회수조치에 따른 후폭풍에 대한 책임도 져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