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배뇨질환 등에서 약제 급여기준 확대가 필요하지만, 유관 기관들이 서로 일을 미루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이사장 천준, 고대안암병원)는 29일 더 케이 호텔에서 제70차 추계학술대회를 겸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도적인 문제점을 설명했다.
우선 비뇨기과학회는 소아 배뇨장애 질환들 치료에 필수적인 약물의 오프장벨 처방에 따른 환아 및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 및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학회에 따르면, 소아 배뇨장애 환자들에서 현재까지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 급여로 처방이 가능한 약물은 1982년에 개발된 'oxybutynin hydrochloride'이 유일하다.
하지만 해당 약물은 부작용의 빈도가 높아 성진에서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약물이라는 것.
따라서 대부분 임상 현장에서는 성인 배뇨장애 치료에 허가 받은 다른 약물들을 소아 배뇨장애 치료를 위해 오프라벨 형태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뇨기과학회 민승기 보험이사(국립경찰병원‧사진)는 "여러 가지 학문적 자료를 바탕으로 성인에게만 허가된 약물이지만 항콜린제 약물 및 베타3 작용제, 알파차단제를 소아에게도 허가 외사용할 수 있도록 약제급여 기준 확대를 요청했지만 식약처와 심평원이 서로 일을 미루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비뇨기과학회 측은 결석 환자의 알파차단제 사용 같은 경우에는 부진단명을 사용하는 편법을 통해서라도 환자에게 건강보험 적용이 되도록 약물 처방을 하고 있지만, 소아에서는 이런 방법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민 보험이사는 "급여기준을 지키기 위해 더 부작용이 큰 오래된 약물을 약부작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소아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은 환자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급여 기준을 통해 허가 외 사용을 인정해주는 성인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액 약제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오프라벨 처방이 아니라 급여 기준 확대를 통해 약물의 경제적 부담 없이 소아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적어도 암환자들에게 관계 당국이 가지는 관심만큼 소아 질환에서 약물의 허가 외 사용과 관련된 제도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