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병 이상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음압격리병상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상급종합병원에서 운영할 경우 경제성이 더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 종합병원보다는 800병상 이상 대형병원에서 운영할 경우 투자가치가 있다는 것.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음압격리병실 설치에 대한 경제성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정부는 2015년 메르스 사태 이 후 의료법 개정을 통해 상급종합병원 및 300병상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병상 규모별 일정수의 음압격리병실 설치를 의무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심평원 산하 심사평가연구소에서는 4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과 800병상 이상의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경제성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순현재가치법으로 분석할 경우 800병상~999병상 규모 상급종합병원에서만 음압격리병상 운영의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말하는 순현재가치법은 투자금과 투자수익의 지급·발생 시점 보정을 거쳐 '조정현금유입-조정현금유출'을 순현재가치(Net Present Value)라고 부르고 한 푼이라도 남았다면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음압격리병실 1병상 설치사업에 대한 투자 순현재가치는 20년간 11억 1500만원(비급여진료비 포함)으로 경제성이 분명했다. 하지만 종합병원(400~499병상)의 음압격리병실 1병상 설치사업에 대한 투자 순현재가치는 4300만원(비급여진료비 포함) 적자가 나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상급종합병원은 음압격리병상 운영으로 흑자를, 종합병원은 적자를 볼 수 있다.
다만, 연구진은 감염병 발생의 불확실성까지 고려하는 '실물옵션평가기법'을 적용한 투자가치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모두에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물옵션평가기법에 따른 경제성분석에서도 상급종합병원의 경제성이 더 큰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진은 "상급종합병원의 음압격리병실 1병상 설치사업 실물옵션적용투자가치는 26억 8600만원으로 경제성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종합병원의 경우 실물옵션적용 투자가치는 2억 3800만원으로 경제성이 있었다. 두 규모 병원 모두 음압격리병상 운영의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