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A내과 원장은 최근 월급이 적다면서 그만둔 간호조무사를 대체할 인력을 뽑지 않기로 했다. 환자 수도 예전 같지 않아 충원 자체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개원가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고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지만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개원가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이 직원을 채용하려는 원장과 구직을 원하는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으로 주40시간 기준 유급주휴를 포함해 월급을 보면 최소 174만5150원을 지급해야 한다.
A내과 원장은 "직원 월급을 올리는데도 한계가 있어 고민이었는데 직원이 먼저 그만둔다고 해서 내심 고마웠다"며 "후임을 다시 뽑지 않고 남은 직원 한 명의 월급을 올려주고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원 근무 시간 및 진료 시간을 줄이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어 (그만둔 직원이) 새로운 직장을 찾는 것도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다수의 의원은 구인광고를 내면 기존보다 지원서를 많이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 B정형외과 원장은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 월급도 오르기 때문에 구인 공고를 내면 진료에 방해가 될 정도로 지원자가 많다"며 "직원 및 의원 운영시간 감축을 단행하는 분위기가 구직 활동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가정의학과 원장도 "간호조무사 경력 10~15년 차를 구한다는 구인광고를 낸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10번 이상의 문의전화를 받았다"며 "구조조정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했다.
특히 인력난이 심한 지방은 오히려 구인이 상대적으로 쉬워졌다는 주장도 있었다.
경상북도 D의원 원장은 "구인구직 정보를 담은 신문에 의원급 구인 광고가 해마다 최소 10곳 이상은 있었는데 최저임금 대폭 인상 이후에는 한 곳만이 간호조무사를 구한다는 광고를 내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수도권이나 대도시는 아직 구인난이 있겠지만 지방은 지원자가 몰릴 수밖에 없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인건비가 오르니 사업 확장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