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건강검진 기준, 고지혈증 검진 주기를 놓고 개원가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30년 이상의 흡연력이라는 기준 자체가 비의학적이고 폐암 검진기관 기준이 말도 안 되며, 고지혈증 검사 주기가 너무 길어졌다는 것이다.
대한검진의학회 김원중 회장은 24일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 열린 제21차 학술대회 및 제16차 초음파 연수교육에서 앞으로 바뀔 건강검진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건강검진기본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에 따르면 현행 5대 국가암검진에 폐암 검진이 추가되는데 폐암 검진 기관의 지정기준을 '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건강보험 금연치료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일반검진기관 중 종합병원'으로 제한했다.
또 영상의학전문의와 의사, 방사선사를 필수 인력으로 둬야 하고 CT는 16채널 이상으로 갖춰야 한다.
폐암 검진은 고위험 흡연자 대상으로 실시할 수 있는데 고위험흡연자는 55~74세 중 30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사람이나 금연 15년 이내 30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사람이다.
장동익 상임고문은 "폐암 검진기관 기준을 종합병원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개인 의원도 충분히 검진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정부가 공개한 기준은 환자의 검진기관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은 기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16채널 이상의 CT, 영상의학과전문의 및 방사선사 상주 등의 조건을 모두 갖췄지만 종합병원 이상으로만 검진기관 기준을 제한하고 있어 검진을 할 수가 없는 현실"이라며 "대형병원으로만 검진을 국한시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토로했다.
이욱용 고문 역시 "전국에 2만2000개의 의료기관이 건강검진을 하고 있는데 대형병원도 검진에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환자 생년월일이 건강검진 조건에 맞으면 무조건 권유를 한다고 하더라"고 비판했다.
고위험흡연자의 기준 역시 애매모호하다는 지적을 이어갔다.
장 고문은 "30년 이상 흡연 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54세의 환자가 와서 15세부터 담배를 피웠다고 하면 고위험흡연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변 검사에서 니코틴이 다량 검출됐다든지, 호흡기 질환 병력이 있었다든지 등 학문적으로 디테일하게 접근해야지 30갑년이라는 기준은 주먹구구식"이라고 지적했다.
"고지혈증 검진주기 2년→4년, 환자들이 불만 토로"
이와 함께 고지혈증 검진 주기가 2년에 1회에서 4년에 1회로 조정된 것도 문제점으로 나왔다. 실제 검진의학회는 학술대회 강연장에 '지질검사 4년주기 심뇌혈관 위험하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문제를 공유했다.
김원중 회장은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검진 주기가 오히려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난 것은 시대에 맞지 않다"며 "환자들이 불만을 토로할 정도"라고 현실을 설명했다.
또 "건강보험공단의 연구용역 결과는 총콜레스테롤 수치만 따지고 있다"며 "고지혈증은 총콜레스테롤보다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