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병원과 제약, 의료기기 등 보건산업 육성을 진두지휘하는 보건복지부 임인택 보건산업정책국장이 내부 공모 허들을 넘어 재임명돼 주목된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박능후 장관이 내부공모 절차로 보건의료계 관심이 집중된 보건산업정책국장에 임인택 현 국장(행시 37회, 서울대 영문과)을 재임명됐다.
앞서 박능후 장관은 지난 1월 복지부 내부 통신망을 통해 보건산업정책국장과 사회서비스정책관, 의료정보정책과장, 생명윤리정책과장, 지역복지과장 등 국과장 5자리에 내부공모라는 이례적 인사 방법을 채택했다.
당시 보건의료계는 보건산업 분야 사실상 야전사령관인 보건산업정책국장이 내부공모 부서장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임명 5개월만에 국장 교체를 기정 사실화했다.
박 장관은 지난 2월 보건산업정책국장 등 내부공모에 응시한 복수의 국과장급 공무원들의 정책 기획서를 토대로 현장 면접을 직접 실시한 후 임인택 보건산업정책국장의 현직 유지를 인사과에 전달했다.
내부공모 국과장 5자리 중 이강호 사회서비스정책관과 곽순헌 지역복지과장, 하태길 생명윤리정책과장 등 3자리를 새롭게 임명하고, 임인택 국장과 함께 원격의료를 담당하는 오상윤 의료정보정책과장을 재임명했다.
임인택 국장의 사실상 재신임을 선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공무원 인사는 장관의 고유 권한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인택 국장이 보건산업정책과장 시절 현장 경험과 보건산업 육성 추진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시각이다.
임 국장은 지난달 국장직 인사 발령 직전 과기정통부의 샌드박스 첫 사업인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관리서비스의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논란을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자청해 "샌드박스 조건부 실증특례인 고대안암병원 의사는 심전도 전송 데이터를 판독해 전원 안내만 할 뿐 환자 증상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전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의료계가 우려하는 원격의료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한정된 국장급 인력풀을 감안한 차선책이라는 관측이다.
복지부의 2월 정기인사의 특징은 국장급과 과장급 수평이동이다.
다시 말해, 복지부 실장 4명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상황에서 가용할 국장급 인력풀에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복지부 내부에서 이번 인사를 두고 국과장급 회전문 인사라는 우스갯소리가 들리는 이유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복지부 한 간부는 "국과장급 내부공모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하나, 취임 만 2년을 맞은 박능후 장관이 간부진 파악을 마쳤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현직을 유지한 국과장과 새롭게 임명된 국과장 모두 전체 공무원이 아닌 한정된 인력풀에서 택했다는 점에서 최선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귀띔했다.
보건산업정책국장 재신임으로 연구중심병원과 혁신형 제약, 의료기기, 화장품 등 보건산업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임인택 국장은 메디칼타임즈와 통화에서 "보건산업 분야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내부공모 과정을 통해 보건산업정책국장 임명 시 가진 마음가짐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