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야심작인 애플워치가 심장전문가들의 준엄한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제품에 부정맥 측정 기능이 들어가면서 단순 시계가 아닌 의료기기로서의 적합성 평가를 14개월간 진행했는데 그 결과가 오는 16일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애플심장연구(Apple Heart Study)로 명명된 이 연구는 지금까지 진행된 가장 규모가 큰 애플워치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기존 연구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심이 큰 만큼 상세 디자인도 볼거리다. 이번 연구에는 아이폰(버전 11.0 이상)을 사용하면서 영어를 읽고 쓸 수 있는 22세 이상의 성인이 참여했다. 또한 자가보고를 위해 이메일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포함시켰다. 심방세동 및 심방조동을 자가진단했거나 항응고 치료를 받고 있는 성인은 제외했다.
참여한 모집단은 무려 50만명에 이른다. 최종 목적은 심방세동 진단의 정확성 평가. 이를 위해 1차 평가변수(일차 종료점)는 심전도(ECG) 모니터링 중 아이워치 측정에서(30초 이상 측정한 결과) 심방세동으로 나오고, 앱분석을 통해 심방세동이 확인된 경우로 설정했다.
또 이차 평가변수에서도 역시 심전도 모니터링 중 앱 알고리즘과 일치한 심방세동 확인 및 의료진 자가보고로 정했다. 그러나 이 연구는 통상 진행되는 무작위대조군연구(RCT)로는 볼 수 없다. 임상 단계도 설정하지 않았다.
연구는 미국 스탠포드의대 민투 투라키아(Mintu Turakhia) 교수가 발표하는데 어떤 결과와 의미를 부여할지 관심이다. 나아가 부정맥 가이드라인에도 들어갈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다.
확실한 것은 이번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앞으로 부정맥 환자를 발굴하는데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
현재 국내에서도 부정맥 환자들을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다. 부정맥 증상이 있을 때 심전도를 확인해야 하지만 막상 병원을 찾았을 때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정확한 진단에 애를 먹고 있다. 따라서 애플워치가 이 분야를 대체할 수 있다면 치료에 상당한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평가다.
가톨릭의대 노태호 교수(순환기내과)는 "부정맥이 증상이 없으면 진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의 심전도 장비와 애플워치를 통해 부정맥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올해 ACC에서는 심혈관 질환 1차 예방 가이드라인(2019 Primary Prevention Guideline)도 발표된다.
동맥경화성심혈관질환(ASCVD) 평가방법, 1차 ASCVD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의 역할, 고혈압 치료법, ASCVD 위험 감소를 위한 콜레스테롤 치료법, 금연과 니코틴 대체요법, 영양권, 당뇨병/비만/심장대사 위험을 낮추기 위한 방법, 신체활동, 예방을 위한 ABCDE 전략 등 9개 주제를 나눠 발표한다.
이중 가장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화두는 아스피린의 역할 설정이다. 1차 ASCVD 예방에서 아스파린의 효과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 최근 도출된 근거를 어떤 위치에, 어느 정도 등급으로 재설정할지가 관심이다.
국내 다수 전문가들은 심혈관질환 1차 예방 전략를 재설정하기 위한 근거가 많지 않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그런 점에서 이번 가이드라 발표는 심혈관 질환 예방에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