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에 이어 대한간호협회가 숙원 사업인 회관 이전에 힘을 쏟고 있지만 계속되는 엇박자로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특히 수년간의 검토 끝에 최종적으로 낙점한 부지가 공간과 부대시설 문제로 부적합 의견이 속출하면서 자금 문제를 안은 채 계획을 원점으로 돌려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됐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29일 "여러 난관을 이겨내고 겨우 부지를 낙점했지만 이 부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어 이전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다시 부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간협은 지난 2002년 간호협회 신 회관 신축위원회를 구성하고 새로운 건물 매입과 임대, 현 회관 리모델링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를 지속해 왔다.
가장 먼저 이전을 준비하다가 다시 현 회관을 리모델링 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지만 공간 부족 문제로 또 다시 이전이 추진되는 등 도돌이표를 그리면서 2009년 전권을 운영위원회에 위임했던 상황.
이후 운영위원회는 2010년부터 서울에 위치한 100여곳의 건물을 분석하고 회관 신축 모금 운동을 벌이며 본격적인 이전 절차를 진행해 왔다.
특히 현 간호협회 건물이 1970년에 완공해 사실상 건축 50년에 다가가면서 안전진단에서 사실상 낙제점을 받아 이전 작업에 더욱 속도가 붙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간협은 2017년 드디어 서울시 중구의 한 건물을 낙점했지만 아직까지도 이전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건물 또한 단점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간협 관계자는 "현 회관보다는 신축 건물이지만 해당 건물도 일정 부분 노후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며 "또한 현재 확장된 간협의 부서와 유관 단체를 품기에는 공간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더욱이 회관 이전 작업을 진행하던 중 집행부가 변경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해당 건물을 낙점했던 임원들이 대부분 간협을 떠나면서 연속성을 갖기 힘들어진 이유다.
이로 인해 간협의 상징성을 가진 건물을 다시 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사실상 낙점했던 건물을 도로 물려야 하는 상황으로 몰린 상태다.
결국 10여년 동안 100여곳의 건물을 살펴보며 최종적으로 낙점한 곳조차 1년여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맞게된 셈이다.
간협의 한 임원은 "결국 가격과 공간, 위치 등 삼박자가 맞아야 하는데 이를 모두 만족하기가 어렵다는 얘기 아니겠냐"며 "이사들을 비롯해 대의원들간에 의견이 분분하고 유관 단체들의 목소리도 나오니 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것은 난제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 간협 회관이 이미 개보수와 리모델링으로는 한계에 다다라 하루 빨리 이전을 추진해야 하는 것은 맞다"며 "현재 간호법 등 주요 이슈가 눈앞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시일이 더 걸리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