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이 올해를 현대 의료기기 사용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의료법 개정을 위한 전방위적 총력전을 선포했다.
이에 맞춰 각 당의 국회의원들과 정부 요인들도 국민의 편의와 선택권을 이유로 이에 화답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의료계와 극한 갈등이 예상된다.
대한한의사협회는 31일 한의협 회관에서 제 64회 정기 대의원 총회를 열고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이 자리에 모인 한의협 대의원들은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피할 수 없는 시대 흐름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전국적인 집단 행동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의협 최혁용 회장은 "오는 8일부터 추나요법이 급여화될 것이며 나아가 첩약과 한약제제도 급여권에 들어갈 것"이라며 "국가가 사주지 않은 의학은 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의사들은 우리의 모든 행위와 도구를 아름다운 모습으로 국가에 팔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이미 급여에 들어간 추나요법은 신체의 구조를 변경시키는 의학으로 구조를 변경시키기 위해서는 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X레이 기기 사용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의사가 아닌 카이로프락틱사들이 X레이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통의학이 있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X레이 사용을 불법으로 규정한 나라가 없는데도 의료계의 고집으로 이를 바꾸지 못하고 있다는 것.
추나요법이 급여에 들어갔다는 의미는 안정성과 경제성을 갖췄다는 의미인데도 이를 진단하고 정확히 시행하기 위한 도구를 주지 않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은 "한의사도 현대 의학 질병명으로 진단을 내려야 건강보험 급여비를 받을 수 있다"며 "현대 의학 진단을 하도록 의무화하고 진단기기는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 이치에 맞는 이야기인가"라고 반문했다.
따라서 한의사들은 정기 대의원총회를 기점으로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전면적인 투쟁을 선언했다. 그 시작은 이미 유권해석이 내려진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다.
최혁용 회장은 "오늘부터 모든 한의사들은 전면적으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정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합법으로 유권해석을 한 만큼 국민들에게 한의원에 가면 모두 삐를 뽑고 소변 검사를 하더라 하는 인식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민들 누구도 추나요법을 받기 위해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니며 X레이를 찍고 싶어하지 않으며 한의학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국민들은 우리 편에 있다"며 "또한 국민들의 뜻을 대변하는 국회의원들도 우리에게 있는 만큼 나는 이 싸움이 결코 두렵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한의사들의 선언과 투쟁 선포에 맞춰 각 당 국회의원들과 정부 요인들도 의료일원화와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힘을 보태며 화답했다.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한다면 논리적으로도 이를 막을 명분이 없다는 목소리다.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 기동민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국민적 시선으로 봐도 최혁용 회장의 말은 기본적인 상식에 가깝다"며 "현실화 가능성이 열리고 있지만 저항과 갈등이 만만치 않은 만큼 국회의원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조금 더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추미애 의원도 "최혁용 회장의 말에 반대할 국민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추나요법을 비롯한 한방 급여 문제는 당 대표 시절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일인 만큼 추나요법을 계기로 현대 의료기기 사용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주요 요인들도 직간접적으로 마찬가지 의견을 내며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보건복지부 이창준 한의학정책관은 "한약과 한의학 치료기술들이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중장기적 로드맵을 만들어 돕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은 "논리적으로볼때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은 당연한 흐름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첩약 급여화도 국민의 건강을 더 완전하게 지키기 위한 방편인 만큼 무리없이 진행되며 궁극적으로 양한방 통합의 길로 정책과 제도가 변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