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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유지한 대한내비뇨기과학회 이름 버린다

박양명
발행날짜: 2019-06-18 05:30:59

서일영 회장 "이름 어렵다는 의견 수렴 '비뇨내시경로봇학회'로 변경"
"카데바 활용 로봇 워크숍 진행…아시아의 트레이닝 허브 기대"

비뇨의학과 분야 중 특히 최소침습수술을 연구하는 대한내비뇨기과학회가 이름을 보다 쉽게 바꾸고 재도약에 나섰다.

학회는 지난 13~15일 열린 학술대회에서 총회를 갖고 기존 대한내비뇨기과학회에서 대한비뇨내시경로봇학회로 명칭 변경안에 최종 합의했다.

서일영 회장
1996년 창립 후 23년 만에 학회 이름을 바꾸게 된 이유는 '학회 이름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비뇨기과'라는 표현이 쉽사리 와닿지 않아 'ENDOUROLOGY'라는 영문으로 표기하고 있는 상황.

서일영 회장(원광대병원)은 "영문명 표기를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다 보니 내비뇨기과가 최선이었는데 내분비내과가 먼저 떠올라 약을 쓰는 분야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라며 "ENDO라는 뜻이 내부를 표현하지만 번역 과정에서 이해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고 학회 명칭을 바꾸는 데 의견을 모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뇨내시경로봇학회는 비뇨의학과 세부 분과 중 내시경, 각종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 등 최소침습수술에 대해 연구하는 학회"라고 덧붙였다.

실제 비뇨의학과 최소침습수술은 다빈치 도입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 비뇨내시경로봇학회에 따르면 다빈치는 현재 전 세계 3000대 이상이 보급돼 있고 우리나라에는 80여대 정도 들어와있다. 연간 5000건 이상의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비뇨내시경로봇학회는 13~15일 세브란스병원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라이브서저리 영상을 보며 토론하고 있는 모습.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학술대회를 30회 영상비뇨의학과(videourology) 세계회의(World Congress of Videourology and Advances in Clinical Urology), 16회 동아시아 내비뇨의학과 학술대회와 동시에 개최한 것만 봐도 발전 정도를 추측해볼 수 있다.

서 회장은 "실제 비뇨내시경로봇학회 회원도 많이 늘었고 이번 학술대회에도 800명 정도가 참여했다"라며 "해외에서도 45개국, 200여명이 참석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에는 세계내비뇨기과학술대회(WCE)가 열리는데 2500명 정도가 참여할 예정이다"라며 "서울시, 한국관광공사에서도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전체 로봇수술 중 38%가 비뇨의학과에서, 전립선암의 80%는 로봇수술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비뇨내시경로봇학회는 후학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빈치 로봇 시스템을 이용한 전립선 절제술 및 부분신장절제술 등의 술기를 로봇 수술에 경험 많은 교수의 지도하에 시뮬레이션하고 동물을 이용해 직접 수술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연중 두 번씩 갖고 있다.

최근에는 카데바(시체)를 이용해 로봇 워크숍을 진행했다.

서 회장은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과 가장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는 카데바를 이용해 침습적인 술기 교육을 하는 방식"이라며 "시체를 활용하는 것은 비용도 비용이지만 동의서도 받아야 하는 등 과정이 까다로워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다"라며 "아시아의 트레이닝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 더불어 서일영 회장은 50%대에 머물고 있는 비뇨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가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비뇨의학과 인기가 상위 3위 안에는 든다. 수가도 높고 수술이 명확하다(specific)"라며 "우리나라는 담낭절제술과 신장암 수술 사이 수가 차이가 크지 않다. 수가만 현실화돼도 아시아 맹주로서 자리매김을 더 확고히 할 수 있고 전공의 지원율도 늘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