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이자 상급종합병원인 경상대병원의 가정의학과 폐쇄 이후 대학병원 내 가정의학과 존재 이유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료계 일부의 여론에 가정의학회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학병원 내 가정의학과는 양질의 1차의료 전문의를 배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일각의 우려처럼 경증환자 유입 창구로 활용되는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가정의학회의 입장이다.
앞서 경상대병원은 가정의학과의 취지나 역할과 무관하게 진료의뢰서 발급 창구로 활용되고 있는 문제점이 거듭 제기되면서 결국 가정의학과 문을 닫았다.
가정의학과 교수도 없이 전문의 1명만으로 운영하다보니 수련병원 역할은 커녕 기본적인 가정의학 본연의 진료에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
경상대병원 신희석 병원장은 추후 인력 등 인프라를 갖추게되면 다시 개설하겠지만, 현재 타과의뢰율 98%인 현실을 개선하려면 일단 접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 경상대병원의 사례를 일반화함으로써 다른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존재 이유에 물음표를 제기하는 여론이 일자 가정의학회가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가정의학회 강재헌 총무이사(강북삼성병원)는 "대학병원 내 가정의학과는 미래의 우수한 1차의료 전문가를 양산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전문과목"이라며 "오히려 가정의학과 수련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논의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정의학회 이덕철 이사장(신촌세브란스)은 "상급종합병원이라면 가정의학과 수련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추후라도 여건이 된다면 가정의학과 개설해 운영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가정의학회는 수련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며 "3차 의료기관에서 최신지견을 접하고 습득해야 향후 지역 내 주치의 역할을 하는데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대학병원 내 가정의학과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