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20시경 무기한 단식 돌입 "최 회장 병원행 끝 아니다" "의사들 더 잘 벌게 해달라는 투쟁 아니다" 호소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의료개혁을 외치며 단식투쟁에 돌입, 8일만에 쓰러졌다.
하지만 단식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이어가기로 했다.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9일 저녁 8시를 기점으로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하며 "쓰러져서 대한민국 의료가 바뀔 수 있다면 기꺼이 쓰러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대집 회장은 9일 저녁 7시 열린 제5차 전문학회 의료계 협의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한 후 의식을 잃어 인근의 중앙대병원으로 실려갔다.
방 상근부회장은 "최 회장은 단식 6일째부터 단백뇨가 보이더니 단식 7일째 혈뇨까지 보였다. 이는 의학적으로 신장 기능이 망가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여기에다 폭염으로 어지러움 빈도가 늘고 의식 저하까지 더해지다가 급기야 단식 8일째에 쓰러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 회장의 단식 투쟁은 일그러진 의료 현실을 고스란히 비추는 거울이자, 동시에 대한민국 의사들이 진료 현장에서 겪는 아픔과 안타까움을 보여준다"라며 "최 회장의 뜻을 이어 받아 단식투쟁을 이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상근부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릴레이 형태의 단식투쟁이 된 상황이지만 순서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방 상근부회장은 "최 회장이 쓰러지면 단식투쟁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정한 것은 아니지만 제가 쓰러지면 누군가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는 투쟁이 결코 의사들을 더 잘 벌게 해달라는 게 아니다"라며 "의사로서 아픈 환자가 왔는데 의학교과서대로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없는 게 대한민국 의료 현실이고 이런 현실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에서 단식투쟁까지 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 상근부회장은 2~3인실 병실 급여화에 건강보험 재정을 쓰는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치료를 위해 필요해도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이유로 막고 있다"라며 "이런 정부가 2~3인실 병실을 급여화 하는데 엄청난 보험재정을 쓰고 있다. 당장은 반길만한 일이지만 필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파탄과 건강보험료 폭탄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토로했다.
동료 의사들에게도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기 위해 함께 투쟁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방 상근부회장은 이어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도 방문했지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보였다"라며 "지금까지 정부와 대화를 했지만 잘 안됐었는데 또 대화를 하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분통이 터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대집 회장이 병원에 실려 갔으니 투쟁도 끝일거라고 정부와 여당, 그리고 청와대가 생각한다면 오판"이라며 "환자를 위해 의사의 양심에 따른 최선의 진료가 가능한 의료환경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다. 함께 바꾸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