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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손 없이 기계로만 시행한 도수치료도 청구 가능"

발행날짜: 2019-07-24 12:03:39

서울행정법원, 진료비 환수 및 업무정지 처분 취소 판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유권해석과 처분근거 달라선 안돼"

의사가 손도 대지 않은 채 로봇형 치료기로만 시행한 도수치료는 과연 인정받을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법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기계로만 시행한 도수치료도 청구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비수술 로봇형 척추 디스크 치료기로 환자를 치료하다 6억 6863만원의 환수 처분과 업무정지처분을 받은 원장이 처분의 부당함을 물어 제기한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24일 판결문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2016년 보건복지부가 정형용 교정장치인 비수술 로봇형 척추 디스크 치료기로 치료한 뒤 환자들에게 비용을 받았다며 A의원에 현지조사를 나가면서 시작됐다.

당시 복지부는 이 기기가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해 아직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지 못한 만큼 치료 비용을 수진자에게 받을 수 없다며 6억 6863만원의 환수 처분과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이 원장은 이 기기가 정형용 교정장치의 일종인 만큼 비급여로 청구할 수 있는 도수치료에 들어간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

결국 과연 의사가 손을 대지 않고 기계로만 시행한 도수치료를 청구 항목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가 재판의 핵심이 된 셈이다.

결론적으로 재판부는 청구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근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3년 내린 유권해석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당시 심평원은 재활 및 물리치료중 도수치료와 정형용 교정장치를 함께 사용하거나 로봇 특수 도수치료(정형용 교정장치를 이용한 도수치료)가 비급여에 해당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권해석을 놓고 복지부와 공단은 이러한 유권해석은 의사가 수기로 진행하는 도수치료에 정형용 교정장치나 로봇으로 보조하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권해석을 보면 정형용 교정장치나 로봇을 활용하는데 이어 반드시 의사의 수기 치료가 포함돼야 한다는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며 "또한 전체 치료 중에 수기 치료의 비중이 어느 정도가 돼야 정형용 교정장치를 보조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도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특히 정형용 교정장치를 전적으로, 또한 주로 사용했을 경우 비급여 대상인 도수치료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견해를 찾아보기도 힘들다"고 꼬집었다.

결국 행정기관에서 이러한 유권해석을 내놓고서 이에 따라 치료를 진행한 의사를 대상으로 환수처분을 하거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것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행정청이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고서 이 유권해석에 반하는 처분을 내린 것은 신뢰보호의 원칙을 위반하는 행위로 위법하다"며 "다른 근거가 주장을 살펴볼 필요도 없이 처분을 취소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