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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가 주목한 '인구절벽'…전문가들 대안은?

박양명
발행날짜: 2019-08-26 06:00:10

서울시, 전국에서 출산율 가장 낮다 "난임 사업 확대해야"
심포지엄 열고 의료계 의견 모아 서울시에 전달키로

지역의사회가 의료현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모아 해당 지역에 건의하기 위해 별도의 심포지엄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시의사회는 24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서울시의사회 의학상 시상식과 함께 '서울 메디컬 심포지엄'을 열었다.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
서울시의사회는 해마다 학술대회와 의학상 시상식을 함께 진행하다가 올해부터 분리하면서 메디컬 심포지움을 별도로 운영하는 시도를 했다.

박홍준 회장은 "학술대회와 시상식을 함께 진행하다 보니 너무 시간에 쫓기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라며 "올해부터는 시간적 여유를 가짐과 동시에 의료 전문가적 의견을 모아 서울시에 보건의료정책을 제안하기 위한 심포지엄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의료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혼돈 속에서 대립과 갈등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며 "의료계의 올바른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임팩트가 있다. 함께 힘을 모아 살기 좋은 서울,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메디컬 심포지엄의 주제는 '인구 절벽'. 서울시의사회는 의료계 의견을 취합해 서울시에 건의할 예정이다.

지난해 총 출생아 수는 32만6900명으로 전년 대비 약 8.6%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1970년 출생통계 작성 이후 최저를 기록하고 있으며 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숫자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을 보면 서울이 0.7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으며 평균에도 못 미치는 유일한 지역이었다.

서울시 나백주 시민건강국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서울시의 저출산에 대한 정책 방향을 6가지로 정리했다.

▲건강 임신 및 출산 지원 사업 강화 ▲공공 영역에서 건강상담 및 건강관리 안내 강화, 민간 영역에서 치료 및 연계 강화 ▲고위험 출산 및 신생아 치료 돌봄 문제 점검 ▲아픈 아이 돌봄 관련 추가 정책 검토 ▲취업 시기 조정 및 육아와 가사 분담 등 사회 정책 개선 촉구 ▲출산 도구가 아닌 인권 지원으로서 건강관리 지원 등이다.

서울시의사회는 24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서울시의사회 의학상 시상식과 함께
의료 전문가들 "저출산 예산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저출산 관련 예산의 효율적 활용, 난임치료 지원 확대, 한방 난임사업 중단 등의 의견을 내놨다.

대한산부인과초음파학회 김문영 회장은 "저출산 시대에 분만병원 및 산부인과 의사 수는 줄고 있고 모성사망률은 증가하고 있다"라며 "정부는 13년 동안 저출산 정책에 70조에 달하는 예산을 엉뚱하게 썼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성평등적인 직업, 가정 환경,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고 여기에 예산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모성사망률을 낮추고 조산, 임신성당뇨병 관리를 잘 하며 고위험 임산부 관리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진료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공공의료기관과 전문 의료기관의 협조를 통한 등록 관리체계 구축도 제안했다.

김 회장은 "초저출산 시대 임신부와 영유아에 대한 관리 인프라 구축이 미흡하다. 결국 큰 로드맵에서의 인구정책이 부족하다"라고 꼬집으며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공공기관과 의료 현장의 일관성 있는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중엽 위원(함춘여성클리닉)은 난임치료 사업 확대를 주장했다.

이 위원은 "저출산 극복을 위한 직접적인 조치의 일환으로 사회적 여건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난임치료 지원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라며 "난임부부 상황에 따른 맞춤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수의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한방 난임치료 사업에 대해서는 우려점을 드러냈다.

올해 현재 전국 37개 지자체에서 한방난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위원은 "난임 지원을 확대하더라도 과학적 근거 및 비용 대비 효율성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이정근 위원(장유요양병원)도 "한방 난임치료의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임부와 태아에 위험한 한약이 지자체 한방 난임사업에 사용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사업의 효과성과 과학적 근거 등을 고려해 사업 수행 여부를 심도 있게 고민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발견된 기형, 자연유산 및 자궁 수축을 일으키는 약재는 임신 중 사용을 제한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국가적 차원의 임신 등록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대안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