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메이오클리닉 연구진과 손잡고 심낭 제거 수술의 생존율과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오재건, 양정훈 교수팀은 지난 2005년부터 2013년 사이 교착성심낭염으로 심낭 제거술을 받은 환자 113명을 추적해 분석했다.
그 결과 우심방 압력(RAP)을 폐동맥 쐐기 압력(PAWP)으로 나눈 값(RAP/PAWP)에 따라 수술로 제거한 환자들의 심막 두께가 비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심장 내 혈류속도를 잴 때 쓰는 도플러 심초음파 검사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났다.
RAP/PAWP 값이 증가함에 따라 이첨판륜의 조직 속도와 비례하고 이첨판을 지나는 혈류 속도와 반비례하는 상관관계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RAP/PAWP값이 높을수록 심낭이 딱딱하고 심장이 피를 받아들이기 위해 이완하는 데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환자들의 RAP/PAWP의 중위값(0.77)을 기준으로 높은 쪽 그룹(56명)과 낮은 쪽 그룹(57명)으로 나눈 뒤 장기 생존율을 분석했다.
10여년에 걸친 추적 관찰 결과 RAP/PAWP가 높은 그룹의 수술 후 장기 생존율이 낮은 그룹보다 더 높았다.
RAP/PAWP가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수술 효과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쉼없이 뛰는 심장은 외부와 마찰을 줄이려 주머니 모양인 두겹의 얇은 막(심낭)으로 감싸여 있다.
이런 심낭에 염증이 생기면 탄성을 잃고 두꺼워지게 된다.심한 경우 떨어져있던 두 겹이 들러붙기도 하는 데 이를 교착성 심낭염이라고 한다.
교착성심낭염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염증을 일으킨 심낭을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지만 위험이 크고 예후도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수술에 적합한 환자를 선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제시된 지표를 활용하면 수술 적합성은 물론 수술 후 예후와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착성 심낭염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정훈 교수는 "교착성심낭염 진단에 우심도자술의 임상적 의미를 재발견하고 동시에 환자 예후를 예측하는 새 지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심낭 강직도 정도와 이를 제거하였을 때 효과를 미리 알 수 있게 돼 환자 생존율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