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 한국인 1만 1164명 대상 코호트 대조 분석 결과 "폐경 여성 포함한 새로운 디자인으로 장기 추적 연구 필요"
전 세계적으로 DPP4 억제제의 골절 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적어도 한국인에게는 이에 대한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골다공증을 비롯해 골다공증성 골절, 척추골절, 대퇴골 골절 등을 모두 분석해도 DPP-4 억제제와 골절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 관계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결론이다.
경희대 의과대학 내분비내과 이상열 교수팀은 DPP4 억제제와 골절 사이의 연관성을 찾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고 9일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그 결과를 게재했다(doi.org/10.3346/jkms.2019.34.e224).
연구진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NHIS-NSC2.0을 활용해 50세 이상의 당뇨병 환자 및 당뇨병이 없는 환자를 추출해 비교 분석했다.
DPP4 억제제를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와 다른 약물을 사용하는 환자, 또한 당뇨병이 없는 환자간에 과연 골절 위험에 차이가 있을지를 비교하기 위한 대조 임상이다.
분석 결과 인구 1000명당 골절과 관련한 복합 임상 결과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DDP4 억제제를 복용한 환자는 인구 1000명당 골절을 포함한 복합 결과 발생률이 0.089를 기록했다. 또한 DPP4 억제제가 아닌 약물을 처방받은 환자의 발생률은 0.099로 집계됐다.
아예 당뇨병 약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1000명당 복합 결과 발생률이 0.095라는 점을 감안하면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한 골절 위험을 직접적으로 비교한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조정 후 DPP4 복용 환자와 다른 약물을 복용한 환자, 대조군 모두 큰 차이가 없었다(P>0.05).
이외에 골다공증 진단율이나 골다공증성 골절, 척추 골절, 비 척추 골절, 대퇴골 골절 등을 모두 따로 분석해도 DPP4 복용자와 다른 약물을 복용한 환자, 대조군 사이에 차이는 없었다.
이는 성별과 연령별 하위 그룹 분석 결과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사실상 한국인에게는 DPP4 억제제가 골절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 셈이다.
연구를 진행한 이상열 교수는 "28개의 무작위 대조 시험에 대한 메타 분석 결과 DPP4 억제제가 2형 당뇨 환자의 골절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일부 다른 연구는 골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가운데 과연 한국인들에게는 DPP4 억제제가 골절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한 연구로 기대감이 있었지만 이를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의 설계에도 일정 부분 한계가 있었던 만큼 이를 보다 다듬어 연구를 진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제언이다.
이상열 교수는 "DPP4 억제제는 골밀도 감소와 관련한 메커니즘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골밀도 감소와 골다공증성 골절이 상대적으로 많은 폐경 후 여성을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는 여성보다는 남성 비율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폐경 여성을 포함해 더 많은 여성을 포함하는 디자인으로 더욱 긴 추적 기간을 가진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