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당뇨약인 SGLT2 억제제가 치명적 부작용 가운데 하나인 '족부절단 이슈'를 말끔히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대규모 관찰연구를 발표하면서 그 연관성을 씻어내는 듯 싶더니, 여전히 기타 경구용 혈당강하제보다 절단 위험이 높다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이다.
주요 허가당국은 "일부 SGLT2 억제제에 삽입된 족부 절단 경고 문구와 관련해선, 향후 충분한 입증자료가 나오기까지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같은 지적이 나온 것은, 절단 이슈 중심에 놓인 얀센의 SGLT2 억제제 카나글리플로진(제품명 인보카나)이 대규모 관찰연구 결과를 통해 안전성 검증 결과를 발표한지 두달 여 만이었다.
올해 미국당뇨병학회(ADA) 당시 얀센측은, 허가임상이었던 CANVAS 임상에서 불거졌던 카나글리플로진의 절단 위험이, 실제 관찰 연구에서는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교수팀이 최근 공개한 실제 청구액 데이터 기반의 코호트 분석 자료에서는 얘기가 달랐다(JAMA 내과학 8월13일자 게재).
카나글리플로진을 비롯한 다파글리플로진(제품명 포시가), 엠파글리플로진(제품명 자디앙) 등이 포함된 후향적 분석 결과, 기타 경구용 혈당강하제 대비 하지 절단 이슈가 여전히 높았다.
특히 SGLT2 억제제들은 설폰요소제를 비롯한 메트포르민, TZD 계열 약과 비교해 절단 위험이 2.12배 정도 증가했던 것.
그나마 베스트셀링 계열약제인 DPP4 억제제나 GLP-1 작용제와의 비교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까지는 보이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이번 분석 결과에는, 약 4% 정도가 SGLT2 억제제를 사용했는데 카나글리플로진(2만8036명), 다파글리플로진(8647명), 엠파글리플로진(3186명)의 청구 데이터가 포함됐다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1차약인 메트포르민을 장기간 사용해온 환자에서 새롭게 SGLT2 억제제로 스위칭한 환자에서의 다양한 변수 등을 고려에 넣지 못한 것과, 인슐린 사용자들의 데이터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이번 연구의 맹점"이라고 밝혔다.
발가락 절단 이슈 2016년 첫 지적…"주요 보건당국 일부 계열약에 경고 문구 명령"
SGLT2 억제제들에 하지절단 이슈가 처음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 2016년 5월 계열약 중 하나인 얀센 카나글리플로진의 CANVAS 임상의 중간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부터다.
여기서 위약에 비해 절단 이슈가 유의하게 증가했는데, 대부분이 당뇨 환자에서 발가락 절단 문제였다.
이후 주요 허가당국들은 카나글리플로진 품목에 즉각 안전성 서한을 발표했다. 국내의 경우 카나글리플로진이 처방권에 진입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미국FDA는 이를 검토해 카나글리플로진에 국한해 족부 및 하지 절단에서 경고문구를 추가했고, 유럽 허가당국은 SGLT2 계열약 전체에 경고문구를 명령했다.
카나글리플로진 이외에 동일 계열약에서는 하지절단 이슈가 확인되지도 않았음에도 강력한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그러다 최근 분위기가 반전되는 듯 했다. 올해 미국당뇨병학회 학술회 등에서 카나글리플로진 성분과 절단 부작용 사이엔 연관성이 없다는 대규모 관찰 결과지들이 처음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
이와 관련 SGLT2 억제제들에 절단 이슈를 지적한 이번 논문에, 반대 입장을 피력한 편집자 논평도 눈길을 끈다.
하바드의대 브리검병원 마이클 프랠릭(Michael Fralick) 교수팀은 "해당 연구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환자군에서 위험도를 가늠해보는데엔 도움이 되지만, 정작 문제가 되는 고위험군에서는 얘기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일 절단 이슈가 SGLT2 억제제의 계열효과라고 가정 한다면, 상대적으로 고령이나 고위험군이 포함된 CANVAS 임상에서 확인된 것보다 위험도가 현저하게 낮게 나왔다는 점을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미국 및 유럽 등 글로벌 보건 당국 역시 보류 입장을 전했다. "절단 이슈와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명확히 내리기 위해선 당뇨 환자에서 혈관병증 아웃콤을 평가한 관찰연구를 포함해 대규모 메타분석, 시판후 조사결과 등의 임상적 근거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