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명 대형 성형외과에 대해 유령 수술 의혹을 제기하며 댓글을 달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의사가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
댓글이 의사 사회 내부의 직업 윤리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비방의 목적이 아닌 공익성이 인정되는 만큼 죄를 물을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일부 성형외과를 대상으로 유령 수술 의혹을 제기한 댓글을 달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병원장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 자택에서 기사의 댓글에 일부 유명 성형외과를 거론하며 '유령 수술 하다가 사람을 죽인 병원', '200~300명은 죽인 것으로 소문이 파다하다' 등의 댓글을 단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다른 기사에는 '수술하다 환자가 사망해 3억 5천만원의 합의금을 주고 보험처리를 해서 돌라받았다' 등의 댓글을 단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러한 댓글들을 악의적 비방 의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해도 허위사실은 아니라는 것.
재판부는 "댓글에 명시된 B성형외과의 경우 현재 유령 수술과 관련한 사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중이다"며 "진실과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환자 200~300명 사망', '유가족에게 3억 5천만원을 지급해 입을 막았다' 등의 내용이 일부 부풀려지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해도 맥락의 의미에서는 허위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A원장이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의료사고 진상조사위원회로 활동했고 해당 의사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5년간 유령 수술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댓글은 공익적 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결론이다.
재판부는 "A원장은 지방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고 있어 댓글로 비판한 성형외과들과 경쟁관계에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이를 비난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유령 수술의 직업 윤리 문제를 제기할 목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 제기는 일반 공중의 이익과 분명한 관계가 있는 만큼 충분히 공익성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이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