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 427명 12년간 악화, 생존율 추적 관찰 결과 기간 길수록 악화 확률 2.2배 증가…생존율은 차이없어
갑상선암과 더불어 과잉 진단과 과다 수술 논란이 있었던 전립선암의 조기 진단과 수술에 대한 논쟁을 말끔하게 정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립선암을 발견한 후 수술에 걸리는 시간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악화 확률이 높아진다는 대규모 추적 관찰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중앙보훈병원 김윤범 박사팀은 전립선암의 조기 진단과 수술이 생존율과 암의 악화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관찰하고 그 결과를 30일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했다(doi.org/10.3346/jkms.2019.34.e234).
연구진은 지난 2005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전립선 절제술을 받은 전립선암 환자 427명의 데이터를 추적 관찰했다.
전립선 생검부터 수술까지 평균적으로 걸린 시간을 100일로 나눠 100일 이내에 수술을 받은 그룹과 그 이상 걸린 그룹으로 나눠 생존율과 암의 악화율을 대조한 것.
연구진은 "전립선암은 한국인 남성에서 5번째로 흔한 암이지만 과잉 진단과 수술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또한 진단 후 치료까지의 시간이 예후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도 불명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렇게 두 그룹으로 나눠 추적 관찰 결과 수술 후 종양 등급이 악화될 확률은 100일을 넘어가는 그룹에서 더욱 흔하게 나타났다.
100일을 넘어 수술을 받은 그룹의 경우 악화율 즉 1기에서 2기로, 2기에서 3기로 전환되는 환자가 38.8%에 달하는데 반해 그렇지 않은 경우는 30%에 불과했던 것.
통계학적으로 이를 다변량 분석을 시행하자 전립선암 진단 후 수술까지 100일을 넘어설 경우 악화 비율이 대조군에 비해 2.2배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95% CI).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 그룹간에 생화학적으로 재발 없는 생존율(BCR)을 비교하자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불과 재발없는 생존율 차이가 0.12%밖에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변량 분석을 시행해도 PSA 수치는 0.03%, 전립선 부피는 0.04%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전립선암 진단 후 수술까지 시간이 길거나 짧아도 재발 없는 생존율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결론적으로 전립선암 진단부터 수술까지 시간이 100일을 넘어갈 경우 암이 악화될 확률은 분명히 올라가지만 이에 반해 생존율의 차이는 크지 않다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연구를 진행한 김윤범 박사는 "지금까지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단과 수술까지의 시간이 전립선암의 악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아시아인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최초"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 결과는 생검에서 수술까지 간격이 짧으면 병리학적인 암 등급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하지만 반대로 생검에서 수술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생존율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수술 대기로 인한 환자 불안을 해소시키는데 설명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