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통해 "간호사들 불법·합법 줄타기 좌시할 수 없다" "정부, 의료계 방치해온 제도 돌연 형사적 처벌하나" 지적
PA(Physician Assistant)간호사의 무면허의료행위 등 의료법 위반을 차단하겠다며 검찰과 경찰이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 간호계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한간호협회는 1일 성명서를 통해 간협은 "정부와 의료계가 방치해온 PA문제를 형사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에 실망했다"며 "좌시할 수 없다. 정부에 명확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간협은 이어 "정부와 의료계가 PA간호사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방치할 경우 해당 간호사의 업무 거부 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PA제도는 국내에서 제도화 돼 있지 않은 상태.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 압수수색 사태를 겪으며 더 이상은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게 간호계 목소리다.
먼저 간협은 의료법을 개정해 조직화, 전문화, 다양화 되는 현대보건의료체계에 부합하는 간호사-의사 협업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복지부가 업무범위 협의체를 통해 PA문제를 해결하나 기대했지만 지난 6월 'PA'와 전문간호사의 의료행위는 제외하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그마저도 희망이 사라졌다는 게 간협 측의 주장이다.
간협은 "의사와 간호사 간 업무범위에 대한 논의는 다툼만 있을 뿐 현재로서는 아무런 대안이 없는 상태로 간호사들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특히 전공의법 시행으로 의사 업무가 간호사에게 전가되면서 PA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OECD 최저 수준의 의사 인력 수준을 개선해야 간호사에게 더 이상 의사 업무가 전가되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 수를 증가시키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간협은 각 의료기관이 간호사 배치 정원을 준수할 수 있도록 정부의 행정처분 강화를 요구했다.
간협은 "지금까지 의료법상 간호사 배치기준 미준수 병원에 대한 시정명령이나 행정처분을 하지 않았다"며 "복지부는 환자안전을 위한 간호사의 확보를 위해 의료기관의 간호사 정원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는 의료기관에 대해 행정처분을 하고, 간호사 정원을 준수하는 의료기관만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PA를 제도화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불법과 합법의 담장을 아슬아슬하게 걷도록 강요받고 있는 낡은 법제를 정비해 현재 보건의료체계에 맞는 간호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의사 부족 문제로 인해 PA간호사에게 업무를 전가하는 현상을 개선해달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