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상임이사회 열고 법안 저지 총력 집중 결의 5일 오후, 고용진 의원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
국회 차원에서 밀어붙이고 있는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의료계가 총력전을 선언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종합학술대회 개최기간 중 대회장에서 긴급 상임이사회를 열고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청구 간소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 저지에 총력을 집중하기로 결의했다"고 4일 밝혔다.
의협은 1차적으로 5일 오후 2시부터 고용진 의원 지역사무소(서울 노원구갑) 앞에서 '실손보험 청구대행 강제화' 법안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과 전재수 의원이 각각 실손보험 청구 전자, 간소화를 골자로 하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계류중이다. 금융위원회 입장도 신중 검토 입장에서 '동의'로 바뀌면서 법안 통과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이다.
개정안은 보험사에 실손보험의 보험금 청구 전산시스템 구축 운영을 요구하고, 의료기관은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가 요청하면 진료비 증명서류를 전자문서 형태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료기관이 보험사에 서류를 보낼 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전문 중계기관을 경유토록 하고 있다.
의협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문제는 그동안 계속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혀 왔다"며 "가입자의 보험금 청구를 간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사가 가입자의 질병 관련 정보를 쉽게 획득하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금 청구 간소화로 얻어진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보험사는 보험금 청구를 거부하거나 보험가입 연장 거부의 근거를 쌓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손보험 계약 관계에서 의료기관이 당사자가 아님에도 청구업무 대행을 해야 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도 의료계의 주장이다.
의협은 "의료계는 환자 정보를 중계하게 되는 심평원이나 전문중계기관을 통해 개인정보가 누출되거나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특히 정부기관인 심평원이 사기업인 보험업계를 위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즉 청구 간소화로 이익을 보는 것은 오직 보험업계뿐이라는 것이다.
박종혁 대변인은 "이미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서류를 찍어 보내는 것만으로도 정보 전송이 가능한데 집요하게 의료기관이 의무적으로 보내도록 하는 이유는 보험사가 액수가 큰 청구를 거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원과 산하단체에도 이 문제를 집중 홍보해 의료계 내부 단결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문제점을 알려나갈 것"이라며 "법안을 발의한 두 의원에 대해서도 강력 규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