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블록버스터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트라스투주맙)의 특허 만료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이 점점 더 가열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시장 진출에 나선 가운데 중국 대형 제약 그룹인 푸싱사의 바이오시밀러가 임상 3상에서 성공하며 새로운 도전자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북경의대 B. Xu 박사팀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HLX02의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을 실시하고 현지시각으로 23일 싱가폴에서 개최중인 유럽종양학회 아시아(ESMO asia 2019)에서 그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HLX02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전 세계 89개 의료기관에서 HER2 재발성 혹은 치료되지 않은 전이성 유방암을 가진 649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이중 맹검 대조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최대 12개월 동안 3주 주기로 HLX02 혹은 허셉틴을 무작위로 배정해 처방하며 치료의 동등성을 점검한 것.
그 결과 허셉틴의 전체 반응률은 71.4%를 기록했고 HLX02은 71%를 기록했다. 두 약물간에 전체 반응률 차이가 불과 0.4%밖에 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연구에 앞서 사전에 정의된 범위가 ±13.5%였다는 점에서 사실상 극적인 반응률을 나타냈다는 의미가 된다.
모든 인구에 대한 임상 혜택율(CBR)도 거의 유사했다. HLX02 그룹이 78.6%~86.8%를 보인데 대해 허셉틴 그룹이 79.3%~82.4%로 마찬가지로 범위 내에 충분히 들어왔다.
질병 관리율(DCR)도 마찬가지였다. HLX02 그룹이 80.6%~95.4%를 기록했고 허셉틴 그룹이 86.9%~89.2%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허셉틴과 비교해 HLX02가 24주차에 동일한 전체 반응률을 보였다"며 "또한 안전성과 2차 변수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점에서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유사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재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중 미국 FDA 등의 허가를 받은 약물은 셀트리온의 허쥬마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 화이자의 트라지메라, 암젠-엘러간의 칸진티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이보다 앞서 이 제품들은 유럽에서는 이미 판매 허가를 받은 뒤 허셉틴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가는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푸싱사의 HLX02가 임상 3상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신규로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영국 리버풀의 클래터브릿지 암센터 Rosa Giuliani 박사는 "HLX02가 임상 3상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면서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바이오시밀러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암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더 많은 바이오시밀러가 개발되고 출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