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수련병원 39곳 대상 모집현황 파악…지역간 양극화 지방 국립대도 지원자 '0명' 수두룩 "초대형병원 나눠먹기"
전국 수련병원들이 올해 레지던트 충원을 위해 마지막 방법인 추가모집에 나선 결과 소위 빅5병원을 포함한 수도권 일부 대형병원은 기피과 레지던트 충원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립대병원을 포함한 지방 수련병원 상당수는 단 한명의 레지던트를 충원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전공의 수급의 어려움은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는 모습이다.
메디칼타임즈는 2020년도 레지던트 1년차 추가모집 마감일인 지난 7일, 전국 39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모집현황을 파악했다.
추가모집에 나선 수련병원들 대부분은 대표적 기피과로 불리는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등을 포함해 올해 약세를 면치 못한 소아청소년과와 가정의학과 레지던트 충원에 집중했다. 여기에 핵의학과와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까지 전기와 후기모집에서까지 충원하지 못한 레지던트를 모집하기 위해 집중했다.
그 결과, 국내 초대형병원으로 꼽히는 소위 빅5 병원들은 추가모집에서 레지던트를 일부분 충원하는데 성공했다. 일부 전문과목에서는 추가모집에서 찾아보기 힘든 경쟁 양상까지 벌어졌다.
우선 서울대병원은 추가모집에서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2명 정원에 7명이 지원하면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병리과 레지던트도 1명의 지원자가 존재했다. 마찬가지로 신촌세브란스병원도 소아청소년과 1명, 가정의학과의 3명이 후기모집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는 경쟁이 벌어지는 과목이 존재했다. 외과에서 1명 정원에 2명의 지원자가 몰렸는데 여기에 더해 병리과의 경우도 정원인 2명의 지원자를 모두 찾아냈다.
추가모집에서 가장 많은 레지던트 모집에 나선 가톨릭중앙의료원 역시 소아청소년과 4명, 외과 6명, 산부인과 1명의 지원자가 존재했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가정의학과의 5명 정원에 9명의 지원자가 몰렸으며, 핵의학과 1명, 병리과 3명의 레지던트를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이밖에 고대 안암병원이 외과와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가정의학과에 1명의 지원자를 모집하는데 성공했으며, 분당서울대병원 핵의학과(1명), 아주대병원 외과(1명),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1명), 가천대 길병원 외과(2명),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1명),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1명),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비뇨의학과(1명) 등도 각각 부족한 레지던트를 충원했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 수련병원과 달리 지방 수련병원의 추가모집 결과는 처참했다. 1명의 지원자를 찾는 것이 더 찾기 쉬울 정도다.
전기와 후기모집에서 찾지 못한 전문 과목 레지던트 정원을 열어놨지만 지원자 찾기가 어려워 제도의 무용론까지 제기할 정도.
실제로 단국대병원과 원광대병원, 조선대병원, 전북대병원, 영남대병원,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지역 거점역할을 하는 주요 대학병원들도 단 한명의 레지던트를 모집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에 1명의 지원자가 나타나면서 주목을 받았다.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도 1명의 지원자가 존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상권에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추가모집에 원래 지원자가 없다"며 "5년 전에 한명 받은 경험 있다. 전부 병원들이 나눠먹기 하는 것이라 없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지방 수련병원 관계자 역시 "소위 빅5나 지원자가 있을 정도로 제도의 시행 이유를 찾기 어렵다. 이미 지원자가 없을 것이라 장담하고 있기에 이미 포기하고 있었다"며 "서울과 수도권 수련병원들만 제도의 효과만 보는 결과만이 나올 뿐"이라고 레지던트 수급의 어려움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