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IQWIG, 바스켓 방식의 임상 연구 결과 한계점 지적 "약물 혜택 평가 자체가 불가능…대조군 임상 필요하다"
세계 최초로 TRK 돌연변이 표적항암제로 출시된 비트락비(바이엘, larotrectinib)이 아직 혜택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바스켓 방식(basket design)의 임상으로 승인을 받은 만큼 비교 약물이나 기전이 없어 추가 혜택 등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독일 건강 관리 품질 및 효율성 연구소(INSTITUTE FOR QUALITY AND EFFICIENCY IN HEALTH CARE, IQWIG)는 17일 비트락비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추가 임상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비트락비는 종양 조직이 NTRK 유전자 융합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출시된 최초의 표적 항암제로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 판매가 승인된 약물이다.
NTRK(Neurotrophic Tyrosine Receptor Kinase)가 다른 유전자와 결합할 경우 암 세포의 증식을 유도하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IQWIG는 이러한 신약에 대해 아직까지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는 의견을 내놨다. 비트락비가 바스켓 연구로 진행된 만큼 비교 자체가 힘든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바스켓 연구란 암발현 위치와 관계없이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만 진행하는 임상시험이다.
폐암, 간암 등을 표적으로 대조군과 무작위 비교 임상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특정 유전자를 타깃으로 반응률만을 분석하기 때문에 적응증 확대에는 유리하지만 대조 연구에 비해 임상적 유의성을 증명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IQWIG은 "비트락비가 유럽에서 최초의 약물로 승인되기는 했지만 1상부터 3상까지 모두 바스켓 연구로 진행된 만큼 초기 이익을 평가하기가 매우 힘들다"며 "어느 것도 비교할 수 없는 데이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QWIG도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며 다른 요법과 비교를 시도했지만 그 어떤 방식으로도 추가적 혜택에 대한 결론을 도출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비트락비가 TRK유전자 억제 효과는 분명하게 입증했지만 이러한 기전이 다른 항암제와 비교해 혜택이 있는지는 아직까지 평가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IQWIG은 "특정 유전자를 타깃으로 하는 경우 비교 데이터 없이도 판매 승인까지는 충분할 수 있다"며 "하지만 실제적으로 환자에게 혜택이 있는지를 평가받기 위해서는 대조 임상 등의 데이터가 필수적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IQWIG은 "임상에서 시도한 15가지 유형의 암 데이터를 모두 분석해도 지금까지 비트락비가 다른 치료법이나 약물에 비해 우월하다는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며 "또한 바이엘이 제시한 임상 분석도 치밀하게 설계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IQWIG은 비트락비가 추가적으로 대조 임상 시험을 진행하기 전까지는 이에 대한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놨다.
IQWIG Stefan Lange 부국장은 "비트락비가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추정은 가능하지만 지금까지는 초기 혜택에 대한 평가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적합한 데이터가 크게 부족한 만큼 독립적인 치료 혜택을 증명할 수 있는 강력한 대조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