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뇌 MRI 심사 강화 결정됐지만 구체적 심사방법론 '미정' "표본 의료기관 선정 후 건별 심사도 정책 후퇴 아니냐" 여론도
보건복지부가 3월부터 MRI 영상검사와 초음파 청구분에 대한 심사강화를 예고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방법론을 두고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존 건별 심사로 할 것인지, 아니면 지난해부터 시범사업 성격으로 추진 중인 분석심사로 심사 강화 조치를 할 것이냐에 대한 궁금증이다.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취재한 결과, 아직까지 구체적인 심사 방법론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복지부 고시가 발표 난 후 'MRI 개선 협의체'에서 심사 방법론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복지부 손영래 과장은 지난해 말 예고한 대로 오는 3월부터 두통 등 경증 뇌 MRI의 보험기준 개선 적용과 동시에 그동안 모니터링만 실시하고 유보해오던 진료비 심사를 전격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심평원은 복지부의 방침에 따라 보장성 강화 정책 이 후 청구되는 MRI와 초음파 진료비는 경향만을 살펴볼 뿐 급여기준 등에 어긋나더라도 실질적인 삭감을 하지 않고 모니터링만을 해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당초 예측했던 재정 소요액보다 투입 금액을 상회하자 지난해 말부터 심평원을 중심으로 현장 실태조사를 벌여왔다. 심평원 내 급여보장실 중심으로 병·의원 50~70여개소에 직접 나가 MRI 급여청구 실태를 살펴본 것이다.
결국 실태조사 결과와 의료계 단체 의견수렴을 통해 2월 중으로 복지부 고시로 구체적인 급여기준을 제시한 후 3월부터 심평원이 이를 가지고 MRI 촬영건수가 급격히 늘어난 '주목할 만한 의료기관'들을 대상으로 심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심평원이 MRI 심사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상황.
익명을 요구한 의료단체의 보험이사는 "지난해와 올해까지 걸쳐 심평원이 심사체계 개편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줄 단위건별 심사는 어렵지 않겠나"라며 "청구건수가 급격히 늘어난 기관의 진료비 내역 심사를 하는 경우도 기존 정책 후퇴나 다름없다. 결국 분석심사가 적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의료기관을 모니터링한 후 이를 가지고 중재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분석심사"라며 "개선이 여지가 보이지 않으면 현장 확인심사를 해야 하는 것이 현재 복지부와 심평원의 기조를 보면 맞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심평원은 현재 시범성격 대상으로 진행 중인 분석심사 선도사업의 대상으로 MRI와 초음파를 포함시켜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심평원 측은 구체적인 심사방법론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향후 열릴 'MRI 개선 협의체' 등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2월 복지부 고시를 통해 구체적인 급여기준이 나온다면 이를 토대로 심사 방법론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분석심사 대상에도 포함돼 현재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진행할지, 아니면 기존 심사를 하던 방식으로 할지는 구체적으로 아직 단언하기 힘들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다만, 이제 진료비 내역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모든 기관의 청구 내역을 확인하는 심사 방식은 의문이 든다"며 "MRI 개선 협의체에서 의료계의 논의를 통해 방향을 설정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기관을 표본으로 설정할지나 심사 방법론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