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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코로나약 '렘데시비르' 국내 사용은 '아직'

발행날짜: 2020-02-26 05:45:58

길리어드 본사 임상 프로토콜 수립중…한국 임상 미정
중국 수요 물량 부족도 근거 없어…"임상 물량은 충분"

에볼라약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변신을 도모하고 있는 렘데시비르(Remdesivir, 길리어드)가 국내 환자들에게 투약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길리어드 본사에서 아시아 지역 임상 프로토콜을 수립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바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임상 시험 결과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길리어드, 아시아 지역 임상 준비중…시기는 미정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는 현재 중국에서 진행중인 코로나19에 대한 렘데시비르 임상을 아시아 지역 3상 임상(Asia study)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지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임원은 25일 "일부에서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에서 임상 시험이 임박했다는 것은 사실과 조금 차이가 있다"며 "현재 본사 차원에서 아시아 지역 스터디를 위한 다단계 진행 계획(protocol)을 수립중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법인은 본사의 프로토콜에 맞춰 임상시험 일정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와도 논의는 진행중이지만 일반적인 임상 시험 준비 과정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일각에서 기대하는 바와 같이 국내 환자들에게 임상 시험 형태로 투약이 가능해지기 까지는 일정 부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치료제 후보로 올라있는 렘데시비르 등에 대한 기대감은 폭발적이지만 의학적 근거를 쌓으며 승인을 받는데는 일정 기간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이 임원은 "일부에서는 신속 승인, 허가 등의 표현을 쓰고 있지만 이 또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이번 임상 시험은 예정된 수순, 즉 프로코톨에 맞춰 진행되는 것으로 일반 임상 시험과 동일하게 근거를 인정받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일부에서 중국에서의 수요 급증으로 인해 임상 시험이 늦어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길리어드는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직 허가가 나지 않은 약물이 물량이 부족할 이유가 없다는 것. 한국에서 임상이 진행된다면 그에 맞는 물량이 배정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수요가 있다는 점에서 물량이 충분하다고 보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중국의 수요로 인해 임상 시험에 필요한 물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은 과도한 우려"라고 일축했다.

중국 임상 결과에 관심 집중…국내 승인 및 허가 영향 불가피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현재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규모 임상시험이 어떠한 결과를 내는지가 관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고 있다.

중국의 임상시험이 우수한 결과를 낸다면 국내에서도 임상시험 승인과 진행에 탄력이 붙을 수 있는 이유다.

현재 중국에서는 중일우호병원 차오빈 부원장의 주도로 코로나19 감염환자 761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이 진행중인 상태다.

이 임상 시험은 12일간의 치료기와 28일간의 관찰기를 거쳐 결과를 내게 된다. 지난 6일 임상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현재 상태에서는 오는 4월 27일 최종적으로 임상시험은 마무리된다.

하지만 중국 보건 당국과 연구진은 임상 시험 중간에라도 의미있는 결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경우 중간 보고서를 내겠다는 방침을 전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지켜보고 있는 만큼 증례 보고 형태를 통해 임상 시험 중간에라도 보고서(SHOT REPORT)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 빠르면 오는 3월 내에도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 가능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전 세계로 코로나19가 퍼져나가며 사실상 대유행 단계에 이른 만큼 이러한 중간 보고서 또한 유명 저널을 통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이나 란셋(LANCET) 등 유명 저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특별 보고 페이지를 만들어 세계 각국에서 나오는 임상 사례를 실시간으로 보고하고 있는 상황.

특히 코로나19에 대한 증례 보고(CASE REPORT)나 치료제 후보 물질에 대한 처방 사례 등은 우선 순위로 배정하고 있는 이유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렘데시비르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를 두고 고심을 지속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앙임상태스크포스 등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직 임상시험 신청이 들어오지 않은 상황에서 렘데시비르의 방향성을 논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현재 치료제 후보에 대한 수요가 큰 만큼 중앙임상태스크포스 등과 논의해가며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중앙임상태스크포스에서도 렘데시미르의 치료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 있다"며 "만약 임상시험이 진행된다는 가정 아래서라면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국내 의료진들도 중국 임상에 대해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지금까지는 가능성의 단계에 있었다면 이제는 임상을 통해 의학적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는 희망에서다.

한림대 의과대학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현재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약제가 없다는 점에서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렘데시비르의 임상은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며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만약 치료 효과를 낸다면 대량 생산을 통해 확산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