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의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제약회사들의 홍보 활동도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영업사원 방문이 부담스러운 의사들의 상황과 그럼에도 영업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제약사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빠르게 디지털 채널을 통한 영업이 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헬스케어 빅데이터 기업 아이큐비아는 고객 제약사의 지역별, 진료과별, 제품별 영업 활동을 분석하는 채널 다이나믹스를 통해 변화 양상을 분석하고 23일 그 결과를 공개했다.
코로나19가 과연 제약사들의 영업 활동과 이를 받아들이는 의사들의 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줬는지를 분석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과거 방문 영업이 대세를 이루던 환경에서 벗어나 빠르게 메일이나 별도의 사이트 등을 통한 온라인, 디지털 채널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대비 2월의 영업활동을 분석하자 디지털 채널을 통한 디테일링이 85%나 증가한 것. 특히 녹화된 자료를 시청하는 녹화 디지털 디테일링이 276%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영업사원이 실시간으로 화상을 통해 전하는 원격 디테일링도 52.3%로 큰 폭으로 비중이 높아졌다.
이외에도 전통적인 방식인 이메일을 통한 디테일링도 64%가 증가했으며 실시간 디지털 미팅도 12.6% 늘어났다.
하지만 역시나 타격은 있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월 전월 대비 총 영업 활동은 17%가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제약사 제품 영업의 큰 영역을 차지하는 학회나 세미나 같은 경우 무려 68%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학회와 세미나, 방문 영업이 막히면서 사전에 준비된 자료를 활용한 녹화 시청 디지털 디테일링 등으로 탈출구를 찾고 있는 세이다.
특이점은 이러한 제약사들의 움직임에 의사들도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의사들 또한 공정경쟁규약과 리베이트 쌍벌제에 이어 코로나 사태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영업사원이 직접 방문하는 것에 부담을 느기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아이큐비아가 국내 의사 패널 500여명을 대상으로 제약회사의 영업 채널 선호도를 분석하자 대면 영업을 선호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다양한 선호도를 보였다.
조사 결과 개별적 대면 영업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26%에 불과했던 것.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역시 학회, 세미나 등으로 28%를 기록했다.
하지만 출판이나 인쇄 등을 선호한다는 의사도 25%에 달했으며 온라인, 디지털 등을 통해 디테일링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는 의사도 21%나 됐다.
결국 의사들의 수요 변화와 제약사들의 생존책이 디지털 디테일링으로 모아지고 있는 셈이다.
전승 아이큐비아 총괄 전무는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디테일링이 주목받고 있지만 의사들의 행동 방식과 선호도도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제약사들의 영업 채널이 다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