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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검사비에 1인실 입원 강요까지…암환자 뿔났다

발행날짜: 2020-04-10 12:00:59

암환자권익협의회, 성명서 내고 상급종합병원들 횡포 주장
"음성이라도 20일간 자가격리 해라" 황당 요구에 문제 제기

#. 요양병원 입원 중인 A씨는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항암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해당 대학병원에서는 A씨가 요양병원 재원 중이라고 하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지만 입원할 수 있을뿐더러 검사비 18만원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 혈액암환자인 B씨 역시 항암제를 처방 받기 위해 대학병원에 갔다가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해당 대학병원은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20일간 자가격리한 뒤 다시 오라고 했다.

서울의 A상급종합병원이 제시하고 있는 문진표.
최근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대형병원 중심으로 암환자들을 마치 코로나19 의심환자인 것처럼 검사를 요구하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요양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유만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이하 협의회, 대표 김성주)는 10일 성명서를 내고 "대형병원들이 중증 암환자에 대해 일방적으로 시행중인 코로나19 검사와 검사비 강요, 부당한 1인실 입원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서울의 일부 대형병원들이 요양병원에 입원하면서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내원한 암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증상이나 해외여행력 등이 없음에도 진단검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게는 20만원 가까이하는 코로나19 진단검사비를 암환자들이 부담하고 있다.

일부 대형병원의 경우는 암환자가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오더라도 1인실에 입원해야 한다고 통보하는 실정.

따라서 협의회는 이를 대형병원들의 횡포라고 주장하며, 정부가 1인실 입원 강요행위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의회 측은 "상당수 상급종합병원들이 문진표에 요양병원 입원이라고 체크하면 코로나19 진단검사, 격리 등을 강요하고 있다"며 "법적인 근거도 없이 중증 암환자에게 부당한 차별을 가하는 행위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들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항암치료 일정을 일방적으로 연기해 암환자의 심리적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보건당국은 암환자들을 차별하고, 코로나19 검사 및 1인실 입원 강요 행위를 하고 있는 대학병원, 종합병원들을 전수조사해 엄벌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