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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간호사 출신 필요한데"...심평원 채용시기 골머리

발행날짜: 2020-04-17 05:45:56

3월 예정이었던 간호사 중심 심사직 채용 코로나19로 연기
"의료현장 경력이 필수인 탓에 자칫 의료계 원성 살수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간호사 신규 직원 채용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감소세에 접어들자 신규 인력 채용을 진행하기로 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비되고 있는 모습이다.

자료사진.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17일 심평원에 따르면, 당초 3월 중으로 기획재정부로부터 허가 받은 상반기 신규 인력 채용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한 달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공고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정부 방침에 따라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이다. 신규 직원 채용 시 많은 인원들이 한꺼번에 모여 시험 등의 과정을 치러야 하는 터라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코로나19 확산이 감소세에 접어들자 4월 원서 접수를 시작했으며, 5월 인‧적성 검사와 면접 등 구체적인 채용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반면, 심평원은 4월 중으로 구체적인 채용 일정을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조차 내놓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가 표면적 이유이지만 신규 채용 인원의 성격이 건보공단과 다른 것도 계획을 연기한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건보공단은 일반 행정직과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등 면허만 소지하면 지원이 가능하지만, 심평원은 일정 수준의 의료현장 경력을 소유한 전문직 종사자 위주로 채용하기 때문이다.

당장 심평원은 보장성 강화 정책에 힘입어 2019년보다 올해 122명의 정원을 확대해 간호사와 약사를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지난해와 같은 채용기준이라면 현재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료인력을 채용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의료기관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채용과정을 진행했다가 자칫 의료계의 원성을 살 수 있다는 점이 채용 연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4월 중으로는 경력 간호사 경력을 필요로 하는 심사인력 채용 계획을 공고, 구체적인 과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간호사 중심인 심평원 심사직이 의료현장에서 근무하는 간호인력 사이에서 '더 좋은 직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도 이유로 작용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채용을 진행해 대형병원 간호사가 대거 이직 의사를 보일 경우 감염병에 맞서야 할 의료현장의 인력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빅5병원에 속하는 대형병원 보험심사팀장은 "심사직 간호사보다는 3교대 간호부의 이직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의료현장에서 간호 인력 수급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사실 경력 간호사를 대규모로 많이 뽑는 것은 대형병원이 아닌 심평원"이라며 "심평원이 원주로 이전하면서 선호도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간호계 내에서는 선망의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의료현장 상황을 고려하면서 이달 내로 구체적인 신규 인력 채용계획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급여정보분석단 등 올해 보장성 강화 정책 실무를 수행하면서 새롭게 확대한 조직에 신규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터라 더 이상 채용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 심평원의 입장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일단 4월 중으로 채용 과정을 진행하다는 계획이다. 올해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간호사를 비롯해 약사 등 전문직 종사자와 행정직을 함께 채용할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의료인력 모두가 힘쓰고 있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심평원은 2020년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보장성 강화 정책에 힘입어 2019년 3169명이었던 정원이 2020년 3648명으로 크게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