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참여하고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주도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르가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오명돈 교수(감염내과)는 "이번 NIH주도 임상연구를 통해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게 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앞서 미국 NIH는 미국시각으로 22일 오후 발표된 바 있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폐렴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 또는 위약을 10일간 투여한 결과 위약군 대비 치료군에서 회복시간이 31%(15일→11일)감소했으며 치료 후 14일의 치사율은 11.9%에서 7.1%로 줄었다.
연구에서 환자 상태가 회복한 것을 (1)입원하지 않음, 활동 지장 없음 (2)입원하지 않음, 활동 지장 있음 (3)입원함, 산소필요없음 (4)입원함, 산소 필요없음, 진료필요함 (5)입원함, 산소치료 필요함 (6)입원함, 비침습 호흡 (7)입원함, 기계호흡 (8)사망으로 구분했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기준은 (5)(6)(7)상태의 환자로 치료 개시후 (1)(2)(3)에 도달하면 회복으로 정의했다.
오명돈 교수는 "15일에서 11일로 치료기간을 단축했다는 것은 인공호흡기나 중환자실, 산소와 같은 의료자원이 더 많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팬더믹 상황에서는 의미가 있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 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국가, 다기관 임상시험으로 미국 45개, 유럽과 아시아(한국, 일본, 싱가포르)에서 28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대규모 연구로 환자 등록 2개월만에 1000명이 넘는 환자모집이 가능했다.
특히 임상시험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이중맹검, 위약 대조 연구 디자인으로 진행해 신뢰도를 높였다.
앞서 중국 후베이성이 10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는 환자 수가 237명에 그쳤고, 렘데시비르 제조회사인 길리어드사가 추진한 임상시험은 의약군을 두지 않고 진행한 임상시험으로 한계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미국 NIH 연구는 앞서 선행한 두 연구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봤다.
실제로 이 결과를 근거로 5월 1일 미국 FDA는 렘데시비르를 '중증'환자에게 긴급사용허가를 승인했다.
오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계기로 앞으로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위약을 쓰는 것은 윤리적으로 허용할 수 없게 됐다고 봤다.
적어도 앞으로 개발되는 코로나19 치료제는 렘데스비르보다 월등하거나 최소한 월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명돈 교수는 "렘데시비르 치료효과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며 "앞으로 이 약이 타깃으로 하는 RNA-dependent RNA polymerase를 더 잘 억제하는 제 2세대, 제 3세대 약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바이러스 증식 과정의 다른 부위를 타깃으로 하는 항바이러스제와 인체의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약제들도 앞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