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CT 검사와 함께 효용성 논란이 여전한 간암 검진 프로그램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효과가 분명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층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의 대부분이 간암 치료 성과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내놨기 때문.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복 검진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간암 건강검진 논란 속 전문가 평가 최초 조사
간암 검진 프로그램은 지난 2003년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이 태동하면서 시작됐지만 여전히 논란이 많은 프로그램 중 하나다.
다발성 암이라는 점에서 우선 순위로 추천됐지만 일각에서는 타 암 검진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 따르면 간암 검진(National Liver Cancer Screening Program, NLCSP)은 만 40세 이상 남여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6개월 간격으로 간 초음파 검사와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α-fetoprotein)가 이뤄진다.
그러나 이러한 검진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도입 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다. 대부분은 형평성과 의학적 근거에 대한 문제였다.
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학적 근거에 대해 찬반이 분명하게 갈라졌고 이에 대한 비용 문제 등도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간암 검진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분명하게 간암 조기 진단과 치료에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의견이다.
간암 전문의 95% 스크리닝 긍정 평가 "선제적 조치"
실제로 이는 대한간암학회가 간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2일 대한간암학회 국제학술지(Journal of liver cancer)에는 성균관대 의과대학 신동현 교수가 주관해 간암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 조사가 실렸다(doi.org/10.17998/jlc.20.1.53).
조사 결과 간암 전문의 중의 대다수(95%)는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간암 검진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90명의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펼친 결과 27%가 국가 간암 검진이 간세포암(HCC)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68%의 전문의들이 일정 부분 충분히 기여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95%가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문의들마다 일정 부분은 생각이 달랐다. 우선 간경변 환자는 연령에 관계없이 검사 대상으로 포함돼야 하냐고 묻자 82.2%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검사 시작 연령이 남녀 마다 달라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13.3%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남성과 여성 등 성별에 관계없이 위험 인자가 발견되면 곧바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진 셈이다.
섬유증이 진행된 만성 간염환자에 대한 의견도 일정 부분은 나뉘었다. 72%의 전문의들은 연령에 관계없이 감시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 것.
특히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 국가 프로그램을 최소화하고 민간 검진 프로그램을 늘리는 것이 맞다는 질문에는 50%가 그렇다고 답하고 나머지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을 내놨다.
결국 간암 검진 프로그램을 위해 더 많은 예산을 써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전문의들간에 의견이 반반으로 나눠지고 있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간암 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스크리닝 된 환자를 암 또는 희귀 질환으로 등록해야 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의견은 반반으로 나눠졌다.
42%의 전문의들은 그렇다고 답한 반면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을 내놨기 때문이다. 간암 검진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반면 간세포 암종 감시 목표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눠지고 있는 셈이다.
국가 검진과 민간 검진 중복 문제 해결 과제 "감시 방법도 해결해야"
그렇다면 이들은 과연 간암 검진 프로그램의 발전을 위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전문의들은 개선을 위한 최우선 순위로 검진의 중복 문제를 꼽았다.
간암 검진 문제의 최우선 과제를 꼽자 23%가 국가 검진과 민감 검진간에 중복 문제를 꼽았고 21%는 검진의 방법, 즉 CT냐 MRI냐의 문제를 지적했다.
또한 검진 결과에 대한 낮은 속도 개선(16.7%)과 국가 검진 프로그램의 품질 개선(8.9%) 등의 이유를 꼽았다.
연구진은 "간암 전문의 대부분이 간암 검진 프로그램의 순 기능에 대해서는 동의했다"며 "하지만 중복 검진 등의 문제는 분명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검진 프로그램을 개선할때 이러한 문제들을 선행해 조율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조사가 향후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의 정책 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