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위암의 표준 치료로 자리를 잡고 있는 내시경적 점막하 절제술(ESD)에 대한 국내 첫 임상 진료 지침이 나왔다.
그동안 논란의 여지가 있었던 적응증을 확실하게 정립하고 표준 치료로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ESD 시술의 표준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를 비롯한 소화기연관학회 8개 학회는 최근 ESD 시술에 대한 국내 첫 임상 진료 지침을 마련하고 22일 대한소화기학회 국제학술지인 The kore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를 통해 발표했다.
이번 진료 지침은 소화기내시경학회가 지난 2017년 11월 임상 진료 지침 운영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시작된 사업으로 대한병리학회, 대한소화기암학회, 장연구학회 등이 참여한 다학제 지침이다.
이번 진료 지침은 조기 위암에 ESD를 적용하기 위한 세부 사항들을 정립하고 이와 함께 권고 등급과 근거 수준까지 명시해 표준화를 도모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과거 조기 위암은 수술이 표준 치료로 받아들여졌지만 최소 침습을 기반으로 하는 ESD 시술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새로운 표준으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은 구체적인 진료 지침이 없어 의사의 판단에 따라 시술이나 수술 여부를 결정해 온 것이 사실.
이로 인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삭감 등이 일어나며 논란이 일었고 이로 인해 표준화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이번 진료 지침에서는 그동안 의사들의 판단에 맡겨졌던 부분들이 명확하게 정리됐다.
구체적으로 우선 조기 위암에 대한 ESD 시술은 내시경적으로 추정된 종양 크기가 2cm 미만일 경우에 고려하도록 했다. 또한 궤양없이 적당히 분화된 관상 또는 유두 선암의 조기 상태에서만 시술을 권장했다(권장등급 : 강력).
또한 조기 위암을 ESD로 시술한 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된 환자의 경우 다시 ESD 시술을 하라고 권했다(권장등급 : 강력).
반면에 잘 분화된 관상 생암종, 역악한 응집성 암종 등에 대해서는 ESD 시술이 가능하지만 권장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권장등급 : 약함).
시술 방법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명시를 했다. 우선 ESD 시술을 진행할 경우 혈관의 예방적 지혈을 시도해 출혈 지연 위험을 낮추라고 주문했다(권장등급 : 강력).
아울러 ESD 시술로 인한 궤양 등 합병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를 예방적으로 처방할 것을 권고했다(권장등급 : 강력).
그러나 ESD 시술을 끝낸 뒤에 전이나 재발 등을 확인하기 위해 6개월에서 1년마다 정기적으로 복부 CT를 찍는 것에 대해서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냈다(권장등급 : 약함. 증거수준 : 낮음).
특히 ESD 시술로 채취된 검체가 림프절 전이 위험 인자를 보일 경우 즉각 수술로 치료법을 변경해 국소 림프절 절제술 등을 진행하라고 당부했다.
소화기내시경학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내시경 절제술에 대한 임상 지침이 나왔다는 점에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소화기내과 의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조기 위암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가 수집되는 대로 지속적으로 개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