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빅데이터 확인 결과, 의원급 중심 수면의료시장 형성 건강보험 적용 계기로 성장했지만 의사 교육에선 허점 드러나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에 수면다원검사가 건강보험으로 적용된 지 2년이 지난 가운데 한 해에만 400억원에 육박하는 의료시장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수면다원검사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진 동시에 이를 위한 의사 교육마저 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중단되면서 일선 의료현장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27일 메디칼타임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을 통해 수면다원검사 종별 의료기관 건강보험 진료비 청구 현황을 확인해봤다.
앞서 복지부는 2018년 7월부터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에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하면서 진료비 부담 없이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수면다원검사의 수가를 살펴보면 구체적으로 의원은 57만원, 병원 55만원, 종합병원 63만원, 상급종합병원 71만원이다.
이 중 환자 본인부담은 20%를 적용해 11만원에서 14만원 수준이다.
그 결과, 건강보험 적용을 기점으로 1년 2개월 동안 수면다원검사는 8만 9304회가 이뤄졌다. 진료비로 환산하면 436억 5099만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수면다원검사에 쓰였다.
종별 의료기관 별로 살펴보면, 의원급 의료기관이 수면다원검사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면다원검사 진료비는 249억 3836만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러한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면다원검사 참여는 심평원의 등록하고 있는 수면다원검사기 현황만 봐도 알 수 있다. 건강보험 적용 시기인 2018년 3분기 심평원에 등록된 의원 수면다원검사기는 207개에 불과했지만 2년 가까이 지난 2020년 1분기에는 336개로 100개 이상 늘어났다.
이는 그만큼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반면, 상급종합병원은 2018년 3분기 95대의 수면다원검사기가 등록됐지만 2020년 1분기 들어섰을 때는 86개로 줄어들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참여는 늘어났지만 대형병원에서는 수면다원검사를 둘러싼 참여가 줄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두고서 의료현장에서는 다양한 진료과목이 수면의학 시장에 뛰어들면서 의원급 의료기관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시장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수면센터장을 맡고 있는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정신과 교수는 "대형병원은 수면다원검사를 늘리기에는 그 수에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워낙 다양한 진료과목이 수면의학에 뛰어든 터라 의원급 의료기관의 성장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도관리위원회 출범 직전에 수면다원검사에 뛰어든 의료기관이 많았다"며 "정도관리위원회가 만들어지기 전에 수면검사실을 운영한 의료기관은 자격을 일단 부여해준다는 소식에 수면센터가 많이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멈춰진 수면다원검사 정도관리위원회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수면의학 시장이 성장했지만 정작 의원급 의료기관은 검사자격을 두고서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질 관리를 위해 수면다원검사 정도관리위원회(이하 정도관리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의 영향으로 현재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도관리위원회는 정신과와 이비인후과, 신경과, 호흡기내과, 소청과 등 5개 분과에서 위원이 3명씩 나와 총 1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수면다원검사에 대한 전반적인 의료인 교육사업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의료인 교육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수면다원검사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을 취득할 방법이 없는 상황.
현재 수면다원검사 교육이수자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선 수면관련 수련기관에서 6개월간 수련 받고 관련 서류 심사 후 실기평가를 통과하거나, 최근 3년 이내에 수년다원검사 기본교육평점과 임상교육평점을 각 10점 이상씩 취득하고 관련 서류 심사 후 실기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정도관리위원회에 참여 중인 수면의학회 임원은 "교육을 막 진행하려던 차에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난감한 상황"이라며 "임시로 부여한 자격도 곧 있으면 3년이라는 시기가 만료된다. 그 전에 교육이 진행되지 못하면 원치 않은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구나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는 정도관리위원회 출범 초기부터 문제를 제기해왔던 터라 제기능까지 하지 못하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비인후과의사회 관계자는 "정도관리위원회가 진행하는 평점이수를 위한 필수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조만간 임시자격 마감시한이 만료되는데 아직 대답이 없다"며 "일반적으로 의사단체에서 하는 평점이수 교육과는 차이가 있다. 수면다원검사 자격을 얻기 위해선 정도관리위원회에서 인증교육 밖에 없는데 교육이 전혀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자격을 새로 취득하는 길도 없고 3년 임시자격을 가진 사람은 갱신 해야 하는데 갱신 방법을 못 찾고 있다. 코로나 탓으로 돌리기에는 이전에도 충분한 교육기회가 없었다"며 "수면다원검사 참여를 위한 기회의 장마저 열리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