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간호사 의료인력을 갈아넣어 간신히 유지했다. 그런데 2차 대유행 상황에 빠졌을 때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얼마 전 만난 한 의료진의 토로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일 50여명을 오가는 불안불안한 상황을 지켜보며 2차 대유행이 왔을 때 1차 팬데믹에서처럼 몸을 바쳐 버텨줄 의료진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시점을 2차 대유행 이전에 소강기 상태라고 봤다. 그럼에도 산발적으로 터지는 집단감염을 대응하기 벅찬 상황이다보니 팬데믹 상황이 재연되는 것에 벌써부터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사실 코로나19 의료현장에서 의료진의 번아웃에 대한 우려는 계속 있어왔다. 2020년 상반기를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 의료진들에게는 '얼마나 더 갈려야 하나'라는 물음표가 붙는다.
특히 6월부터 각 의료기관마다 환자 수를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밀려드는 환자 진료에 코로나19 방역과 환자 치료까지 책임져야하는 의료진들은 숨이 찰 지경이다.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상당수 대학병원들이 의료진 스케줄을 짜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의료현장이 얼마나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오히려 팬데믹 상황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에 환자들이 의료기관 방문 자체를 꺼리면서 환자 수 급감으로 선별진료소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게 사실.
지금은 환자가 급증하고 그동안 밀려있던 수술까지 소화를 하려다 보니 틈새를 찾는게 힘들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말로만 덕분에'식 보상은 의료진들의 사기를 더욱 저하시키는 요인이다.
앞서 대구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병 전담 역할을 톡톡히 했던 대구동산병원이 100억원 이상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소식은 의료계 전반에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는게 사실이다.
공공와 민간을 구분하지 않고 코로나19 전담병원을 자처했지만 남은 것은 빚뿐인 현실은 의료진들에게 어떤 동기부여가 될까. 지금 지키고 있는 자리를 떠나지 않기만을 바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