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소화기학회지에 5만 3130명 추적 관찰 결과 공개 하루 두번 처방시 3.6배 증가…H2RA 제제는 위험 무관
대표적인 위장약인 양성자 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s, PPI)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발병 위험을 최대 3.6배까지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순한 가설을 넘어 강력한 독립적 인자가 된다는 것으로 PPI 제제를 복용중인 환자는 즉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현지시각으로 7일 미국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는 PPI와 코로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미국 시나이산 의과대학 크리스토퍼 알마리오(Christopher V. Almario)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5만 3130명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한 이번 연구는 사전 인쇄(pre-print) 형태로 일부만 공개됐지만 PPI와 코로나의 연관성을 강력히 의심하는 결론을 맺었다.
크리스토퍼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타액으로 흘러 위장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가설을 만들었을때만 해도 PPI의 위험성은 단지 가설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5만명 이상의 통제된 연구에서 명확하게 그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PPI 제제를 복용과 코로나 감염 사이에서는 상당한 연관 관계가 증명됐다. 콕스 회귀 분석 결과 PPI를 하루에 한번 복용하는 환자는 코로나에 감염될 위험이 2.15배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하루에 두번 복용하는 환자는 무려 3.67배나 코로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또 다른 대표적 약제인 히스타민 2 수용체 길항제(H2RA)의 경우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연구자들은 PPI가 위장에서 제산 작용을 하는 기전을 꼽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위장으로 침투했을때 1차적으로 위의 강력한 산이 이를 억제한다는 것.
하지만 PPI제제를 복용할 경우 위산을 강력하게 억제하면서 코로나를 방어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막이 제거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데이터를 보면 pH 농도가 3보다 낮은 산성에서 일정 부분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데 PPI 제제를 복용하면 중성에 가까울 정도로 산도가 낮아진다는 지적인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로 인해 곧바로 PPI 제제 복용을 멈춰서는 안된다는 것이 연구진의 주문이다. 이번 연구가 생물학적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것일뿐 PPI 제제의 이점과 감염 위험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
크리스토퍼 교수는 "이번 연구는 PPI 제제의 위험이 이점을 상회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가 아니다"며 "PPI 제제를 복용중인 환자들은 이번 연구로 임의로 약을 변경하거나 중단해서는 안되며 의사와 꼭 상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