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의료진의 휴식권을 보장한다는 명분에서 8월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지만 막상 의료진들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갑작스러운 휴일로 외래, 수술 등 일정을 대거 변경해야하는 수고로움이 크기 때문이다.
23일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8월 17일, 임시공휴일 지정 소식에 진료예약부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며 "지친 의료인을 위한다고 만든 날이 오히려 더 지치게 만들고 있다는 호소가 터져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 지친 의료진과 국민들에게 짧지만 귀중한 휴식 시간을 드리고자 한다"며 임시공휴일을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수개월 전부터 외래 일정이 잡히는 대학병원 의료진들은 갑작스러운 휴일로 외래 일정이 꼬였다며 볼멘소리가 새어나오는 것이다.
일선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임시공휴일로 정한 8월 17일은 월요일로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서는 환자가 가장 많은 요일로 일선 의료기관들은 외래 일정변경으로 분주해졌다.
이외에도 대학병원은 주말포함 3일 연이은 휴가일정에 여행을 계획한 이들의 예약취소가 잇따라 일정을 조율하느라 눈코뜰새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임시공휴일로 휴식은 커녕 일만 더 늘었다"며 하소연했다.
게다가 의료기관 경영진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임시공휴일도 국가에서 지정하는 휴일인만큼 1.5배의 휴일근로수당을 적용한다. 즉, 의료기관 경영진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
또한 일선 의료진들이 표정이 어두운 또 다른 이유는 공휴일을 활용해 여행을 떠난 이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풀고 즐기는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모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서도 연휴를 지낸 직후 코로나 환자가 급증한 사례가 있던터라 혹여나 하는 우려가 높다"고 전했다.
최근 코로나19 환자 추이를 보더라도 1일 평균 50명을 전후로 오락가락하면서 경계태세를 늦출 수 없는 상황.
그는 "자칫 국민들이 방심한 틈을 타고 확산되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의료진을 위한 날이 아닌 의료진을 힘들게 하는 휴일이 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