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
박상준: 메디칼타임즈가 한주간의 이슈를 진단하는 메타포커스 시간입니다. 의사 수 확대 등의 문제를 놓고 의료계와 정부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복지부 박능후 장관과 의협 최대집 회장 양측이 어렵게 협상장에 나섰지만 결국 이견만 확인했습니다.
이후 의료계는 더 강력한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집합형태의 투쟁도 여의치 않습니다. 의료경제팀 박양명 기자와 의정 협상 전망과 향후 계획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지난 14일 의대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는 1차 총파업이 시작된 이후 닷새 만에 복지부와 의협이 만났지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양측 입장 요약을 좀 해주시죠?
박양명: 네, 의료계가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정부는 끊임없이 대화를 요구했고,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의협도 대화에 응답했습니다.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화를 하자고 했지만 2022년 의대정원 확대는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의료계는 또한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첩약 급여화 정책 철회를 계속 추진하라는 입장이었습니다. 결국 한치 진전도 못하고 의정 협상은 종료됐습니다.
박상준: 협상과정에서 나온 복지부 손영래 대변인 발언도 논란이 됐었죠?
박양명: 협상에 참여했던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지현 위원장이 협상 분위기를 일부 공개했는데요. '코로나 때문에 2시간밖에 못자서 힘들다‘ ’참을 인을 세번 쓰고 나왔다' '의약분업 당시에도 5차, 6차때 필수의료를 뺐는데 전공의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행동하는 게 어이없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SNS를 타고 의료계 전체에 빠르게 확산됐는데요. 손 대변인은 다음날 강압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훈계를 한 것도 아니며 현재 상황에서 집단행동이 부적절하다는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박상준: 해명과정에서 손영래 대변인이 유보라는 표현도 썼습니다. 의협이 중단하면 유보할수도 있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인데, 의료계는 여전히 강경투쟁 모든데요. 어떤 입장으로 봐야하나요?
박양명: 결론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하면서도 2022년 의대 정원 확대는 추진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거죠. 의료계는 현재 의사 수 증원 정책을 반대하고 있는데 2022년이라는 구체적인 날짜는 두고 논의를 하자고 하면 대화를 하는 게 의미 있냐는 것입니다.
결국 의사 수 확대 문제는 처음부터 다시 재논의를 하자는 것인데 전면 철회는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죠. 합의를 할 수 없으니 의료계의 투쟁 시계는 계속 갈 수밖에 없습니다.
박상준 : 결국 투쟁 강도가 높아졌죠. 의대생은 의사국시 응시를 취소하고 휴학을 하고 있습니다. 전공의는 21일부터 순차적으로 업무중단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상황과 알려주시죠.
박양명: 네, 21일 자로 전국 전공의가 업무중단에 들어갔습니다. 파업 초기라서 아직 업무에 큰 영향이 있다고 볼수는 없는데,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면서 선별진료소는 조금 차질이 있습니다. 문제는 24일부터는 인턴부터 레지던트까지 모든 전공의가 업무를 중단한다는 점입니다. 일부 병원은 전임의도 업무를 중단한다고 합니다.
병원들은 남아있는 인력만으로 당직표를 짜고 수술을 하는 등 업무를 나눠야 하는데요. 실제로 외래, 수술, 검사 등을 줄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전공의들이 금요일 하루 집단행동을 했었는데, 이게 수일간 지속되면 남아있는 인력만으로 버틸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하는 분위기입니다.
박상준: 협상 실패로 대한의사협회도 2차 파업을 예고했죠,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쉰다는 건데 파업 수위가 어느정도로 예견할 수 있나요?
박양명: 젊은의사들이 투쟁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만큼 선배의사들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14일 1차 총파업 당시 여름휴가와 겹치는데다 하루 휴진이었기 때문에 개원의 참여도가 단순히 높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3일을 내리 쉬어야 하는 만큼 당장 경제적인 부분과 직결되는 만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관련해서 대한의사협회 김대하 대변인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대하: 기존 의료계 파업과 양상이 다른 부분인데요. 의대생과 전공의, 젊은의사가 앞장서고 있다는 부분에서 기존과 다른 성격으로 진행되고 있고. 이 부분이 기성의 의사선생님들에게 자극이 되는 부분이라고 본다.
이미 있었던 2번의 집회에서도 선배들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상황이고 21일부터 3차 단체행동을 시작했는데 정부는 면허정지 같은 강력한 처분이 필요하다고 해서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음.
의협이 동력을 제고해야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정부가 계속 회원에게 반감을 유발하는 언급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형성될거라고 보고 있다. 의대생과 전공의는 워낙에 열기가 높고 참여가 높지만 선배 의사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계속 호소하고 홍보해 나갈 예정입니다.
박상준: 네 잘 알았습니다.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되고 있는 현재 8월의 마지막 한 주 동안 의료계와 정부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