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지방이 전립선암 발병의 주요 지표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체질량 지수(BMI)보다 허리 둘레가 더 유용한 지표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현지 시각으로 1일부터 4일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유럽 및 세계비만학회(ECOICO 2020)에서는 복부 지방과 전립선암의 연관성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공개됐다.
옥스퍼드 대학 페레즈 코나고(Perez-Cornago)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21만 8225명을 대상으로 평균 10.8년간 추적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초기에 BMI와 총 체지방률, 허리 둘레 및 허리와 엉덩이간 비율 등을 조사한 뒤 지속해서 추적 관찰하며 전립선암 발병 및 사망 위험과 지방 수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 추적 기간 동안 총 571명이 전립선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전립선암으로 사망한 환자들의 BMI 및 총 체지방률과의 연관 관계를 분석했지만 통계적으로 의미를 보이지 않았다.
해답은 오히려 허리 둘레에 있었다. 오히려 체지방보다 복부 지방이 전립선암 발병과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허리 둘레 크기가 상위 25%에 해당하는 사람은 하위 25%보다 전립선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1.35배 높았다.
또한 허리와 엉덩이 비율이 상위 25%에 포함되는 사람들은 마찬가지로 하위 25%보다 전립선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1.34배 높았다.
지금까지 BMI가 일부 암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진행된 적이 있었지만 허리 둘레와 암 사이의 연관성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나고 교수는 "오히려 BMI나 총 체지방률은 전립선암 사망에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며 "하지만 허리 둘레는 전립선암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허리 둘레의 지방 비율이 높은 환자의 경우 암 위험성을 고려한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며 "향후 전향적 무작위 연구가 이어진다면 이러한 연관성에 대한 근거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