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 확진자 전수조사 결과 이전 보고 보다 낮아 미국 등 80% 이상과 대조적…대대적 환자 추적 신중론
코로나 2차 대유행으로 무증상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이러한 환자수는 극히 적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무증상 확진자의 비율이 알려진 것보다는 훨씬 적다는 것. 다만 이러한 환자들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분명한 선별 기준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의견이다.
국내 첫 무증상 환자 유병률 전수 조사…임상 특성 공개
21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중 무증상 확진자에 대한 비율과 임상적 특징에 대한 연구가 게재됐다(doi.org/10.3346/jkms.2020.35.e333).
코로나 유행이 시작된 후 무증상 감염에 대한 우려와 경각심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로 이에 대한 비율을 조사한 사례는 드문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울산대병원 가정의학과 정태흠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2020년 2월부터 3월까지 코로나 확진자를 전수 조사 하고 무증상 환자의 임상적 특징을 분석했다.
확진자의 인구통계학적 정보와 역학 정보, 동반 질환, 임상 증상, 약물 및 치료 경과 등을 추적 관찰을 통해 세세히 분석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코로나의 대표 증상 목록을 구축했다. 발열과 기침, 객담 및 인후통, 근육통, 두통 등의 증상을 분류해 PCR 검사로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사전 임상 정보를 취득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코로나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기간부터 병원 입원, 나아가 퇴원까지 이러한 증상이 단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던 환자를 무증상 확진자로 구분했다.
또한 혹여 추적 관찰 이후라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이 환자를 무증상 확진자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추려나갔다.
그 결과 이러한 기준에 맞는 무증상 확진자는 단 5%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전증상에 포함되는 환자는 13%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인구만 110만명에 달하는 울산광역시 전체 환자 중 확진자를 분석한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실정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국내 현황을 보여줄 수 있는 연구라는 것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과 발열…"명확한 선별 기준 필요"
그렇다면 증상이 나타난 환자들의 특징은 어떨까. 일단 무증상(5%)과 전증상(13%)를 제외한 83%의 확진자는 확진 전 혹은 확진 후 다양한 임상적 증상을 보였다.
가장 흔한 증상은 역시 기침으로 68%에서 나타났으며 발열이 55%로 뒤를 이었다. 특히 그외에 나타나는 질환 즉 객담, 인후통, 두통, 오한 등은 거의 대부분 기침이나 열을 함께 동반하는 경우가 많았다.
객담과 호흡 곤란 등은 산소 보충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3%)보다 보충 요법이 필요한 환자(50%)에게서 월등히 더 흔하게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의 증상으로 여겨졌던 콧물과 코막힘, 설사 등은 기침, 발열과 무관하게 단독 증상으로도 나타났다. 9%의 환자들이 기침과 발열없이 콧물 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증상 발현부터 입원까지 걸린 시간은 중앙값으로 5일 이었다. 발병부터 PCR 검사까지는 평균 3일이 걸렸고 확진까지는 1일이 더 소요됐다.
치료는 대부분 칼레트라로 이뤄졌다. 98%의 환자들이 칼레트라(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를 처방받았으며 20%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받았다.
이중 치료율은 97%로 나타났다. 사망률이 3%로 집계됐다는 의미다. 퇴원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22일이었다.
연구진은 이처럼 무증상 감염자 비율이 상당히 낮으며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들도 너무나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명확한 선별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선별 기준에 따라 무증상 감염자의 비율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단순히 해외 사례 등에 비춰 무증상 감염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연구에서는 대상 인구 중 42%가 무증상 감염자로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아이슬란드에서 이뤄진 인구 선별 검사에서도 무증상 감염자 비율은 43%로 집계됐다.
특히 뉴욕에서 이뤄진 연구에서는 무증상 감염율이 88%를 기록해 충격을 줬다. 그리스에서 이뤄진 연구에서도 무증상 감염율은 88%였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리서 연구 같은 경우 발열과 기침 외의 증상이 없는 환자를 모두 무증상으로 분류했으며 미국도 발열 외에는 모두 무증상으로 분류하면서 무증상 감염자 비율이 지나치게 올라간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국내 콜센터에서 이뤄진 집단 감염 사례 역학 조사 결과를 들었다(Emerg Infect Dis 2020; 26(8):1666–1670).
이 연구에서도 국내 무증상 감염자의 비율은 전체의 4%에 불과했다는 것. 이번 연구에서 나온 5%와 유사한 수치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무증상 감염 유병률이 5%로 해외 사례나 과거 연구에 비해 훨씬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접촉이 의심되는 사람들은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하겠지만 무증상 감염자를 찾기 위한 노력은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감염 증상의 분류에 따라 무증상 감염율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기침과 발열, 콧물 등 대표적인 선별 기준을 만들기 위한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